지수 1,000 돌파 "국내 법인의 힘”

자사주등 대규모 매수
유통주식수 줄어들며 지수 상승랠리 이끌어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데는 국내 법인들의 몫이 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재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2조5,0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며 “이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지수 상승랠리가 제한될 것이라는 시각을 뒤집게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종합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을 때 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에 육박했었다. 박경일 연구원은 “과거 같으면 지수 1,000대의 매물소화를 위해서는 3조원 후반대의 거래대금을 동반했어야 했다”며 “시장이 한층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이 가벼워지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국내 법인의 주식매수. 지난해 4월 이후 국내 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총 5조4,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매년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선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금액이다. 박 연구원은 “경영권 방어 등의 차원에서 국내 법인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유통주식 수가 급감하게 됐고 유통주식 수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대금만으로도 지수 1,000을 이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법인이 매수한 상당수 물량은 대부분 단기 투자성향이 강한 개인이 판 물량들”이라며 “법인은 매수 후 물량을 시장에 내놓은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유통주식 품귀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9년 말 전체 시가총액의 31%에 달하던 개인 지분은 지난해 말 20%로 줄어드는 등 4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 법인의 주식매수가 늘면서 유가증권 기업의 최대주주 비율은 2002년 40.19%이던 것이 ▦2003년 41.84% ▦2004년 42.77% ▦2005년 6월9일 현재 43.21%로 매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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