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및 수도권 일대 주택거래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상반기 주택경기 예측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집값이 조정기에 돌입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총 5만7,3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4% 급증했다. 월별 거래량은 4월 1만6,122건에서 5월 1만8,995건, 6월 2만2,212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6월 거래량은 월 집값 변동률이 4%에 달했던 지난해 3월(2만3,166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1~3월 거래량(3만3,843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2분기 들어 거래량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것.
이 같은 거래량 급증은 집주인들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판단아래 하반기 제도변화에 앞서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강남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호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거래량 증가가 지속될 경우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거래량 급감, 가격 약보합세의 특징을 나타내는 주택경기 하락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하반기 집값조정시기도 연말께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증가세 조짐을 보여 하반기 주택경기 동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 분석결과 지난 7월 주택담보대출의 전월대비 증가폭은 1조8,000억원으로 지난 6월 2조원 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상반기 월평균 증가폭 1조1,800억원의 50%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전히 소비자들이 주택구입 등을 위해 은행권 대출에 대거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하지만 이 같은 몇몇 집값상승 징후를 나타내는 지표에도 불구하고 주택 체감경기 하락, 수급 불안 해소 등으로 조정국면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부동산관련 법제도의 변화에 따른 여파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다만 투자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집값 조정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