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이해할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우리건축을 알 수 있어"

박희용 서울학연구소 수석연구원, 19일부터 서대문도서관서 강의


“삼간(三間) 즉, 인간ㆍ공간ㆍ시간의 측면으로 도시를 해석하는 것이 바로 한국건축의 시작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서울이라는 특정지역을 집중적으로 탐구할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있지만, 조선의 중심이었던 서울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으면 우리나라 전체를 알 수 있습니다.”

19일 서울시교육청 서대문도서관에서 시작된 ‘역사 속 한국건축’의 첫 강의에서 박희용(사진) 서울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역사 속 우리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이 서양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겸재 정선의 ‘인왕산재색도’와 1950년대 인왕산을 담은 사진 엽서 등 두 장을 비교하면서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쪽의 서촌과 북쪽에 위치한 북촌으로 서울이라는 공간을 풀어나갔다.

영하에 눈이 내리는 겨울 날씨에도 신청한 수강생 40명여 전원이 참석하여 강의실은 열기로 가득찼다. 42년간 독일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은퇴 후 홍제동에 정착, 서대문도서관의 인문학강좌에 참석한 김조세린씨는 “바쁘게 살았던 혹은 공부를 위해 책을 읽었던 젊은 시절과 달리 은퇴 후에 인문학 강좌를 들으면 고전의 깊이를 느낄 수가 있다.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고전은 지금 들어도 감동이 크다”며 “특히 한국을 오랫동안 떠났던 탓에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이나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이번 한국건축 강의가 도움이 된다. 한국에도 다양한 인문학 강좌가 도서관에서 열려 많은 사람들이 이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 반갑다”며 강의를 신청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전 인문학 강좌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에서 박 수석은 내년 1월 16일까지 총 5차례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역사 속 한국건축’은 26일부터 서울시교육청 고덕도서관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5차례 강의가 이어진다.

22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 강좌는 한국건축 외에도 한국고전, 고지도, 예술 속 고전읽기 등 풍성한 인문학강의가 열리고 있다. 신청은 무료이며, 세부 프로그램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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