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Watch] NFC 서비스의 진화

입장권 구매서 간식 주문·주차까지
모바일커머스 시장 커지자 기업 새 먹거리 찾기 활발
예약서 결제까지 논스톱 해결
도서관 빈자리 확인하고… 사진·문서 바로 뽑을 수 있어…

인천 문학야구장을 찾은 야구 팬이 구장 앞에 설치된 NFC 태그존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제공=SK플래닛


# 직장인 김성규씨는 최근 거래처 회의에 참석했다가 깜짝 놀랐다. 회의장에 모인 사람들이 자리를 옮기지 않은 채 각자 발표자료를 빔프로젝트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가족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김씨는 또 한번 눈을 끄게 떴다. 옆자리의 대학생 커플이 전화를 하지 않았음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간식이 배달됐다. 이런 모습이 가능한 것은 날로 진화하고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ㆍ 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 때문이다.

NFC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시장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NFC가 많이 상용화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넘어 최근에는 이를 적용한 '스마트 스타디움'이나 '키즈캐어'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선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교통ㆍ여행ㆍ캠퍼스라이프ㆍ쇼핑 등의 분야는 물론이고 NFC를 부착한 세탁기ㆍ에어컨ㆍ냉장고ㆍ프린터와 같은 가전제품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근래 들어 NFC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통신업계다.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NFC 단말기가 출시된 이래 통신사들은 경쟁적으로 NFC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은 인천 문학야구장에 NFC가 탑재된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누구나 입장권 구매, 야구게임, 간식주문, 주차 서비스, 선수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NFC태그존'을 100여곳 설치했다. KT의 경우 2011년 경기도와의 협약을 통해 경기도 내 전체 버스정류장을 대상으로 NFC 포스터를 이용한 버스도착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NFC와 QR코드로 제주지역 여행정보 제공 서비스를 개통하는 등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SK카드ㆍ삼성ㆍ롯데ㆍBC카드 등은 물론 전자화폐나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티머니까지 담은 '스마트월렛'을 전면에 내세웠다.


NFC 서비스는 이제 실생활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최근 SK플래닛은 어린이집ㆍ유치원 등 보육시설과 학부모 간의 쌍방향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스마트 보육 서비스를 선보였다. 니어키즈는 보육시설과의 제휴를 통해 ▦NFC 태깅을 통한 실시간 등ㆍ하원 관리 ▦셔틀버스 도착 안내 ▦투약ㆍ귀가 동의 요청 등을 제공한다. KT는 지난해 한동대와 협약을 맺고 대학 교육ㆍ라이프ㆍ행정 분야에 NFC를 적용해오고 있다. 도서관ㆍ강의실ㆍ식당ㆍ서점 등 교내시설의 이용예약이나 관련 시설에서의 결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예컨대 도서관 좌석에 부착된 태그에 NFC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해당 좌석의 이용 여부를 알 수 있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별도 단말기나 안내데스크를 거칠 필요 없이 NFC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하는 도서의 위치와 대출 예약, 그리고 신청이 가능하다. 특히 SK플래닛은 자사의 'NFC 오픈 플랫폼 스마트터치'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표준규격으로 인정받기 위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규격이 될 경우 전세계 NFC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에서도 NFC 적용 세탁기ㆍ에어컨ㆍ냉장고ㆍ프린터 등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NFC 기술을 적용한 레이저 프린터를 내놓았다.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단말기 화면에 뜬 사진ㆍ문서ㆍe메일을 바로 출력한다. 별도로 드라이버를 설치하거나 와이파이를 설정해 연결할 필요가 없다. LG전자도 국내 최초로 NFC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세탁기를 출시했다. NFC 칩이 내장돼 있어 간단한 접촉만으로도 맞춤형 세탁코스를 다운로드하고 세탁기 상태도 진단할 수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원하는 세탁코스를 선택한 후 스마트폰을 세탁기 NFC 태그에 대면 즉시 신규 코스를 내려받을 수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경우 냉장고에 NFC 기술을 적용했다. 전용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으면 원격진단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이상 내역을 서비스센터로 바로 전송하고 AS 신청을 한다. 또 냉장고 온도 점검, 절전효과 분석 등 소비자의 사용습관을 분석한 자료도 제공한다.

하지만 NFC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편의성에서 아직 보완할 점이 많은데다 오픈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 못하고 이용자들의 니즈(Needs)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꼽힌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NFC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다만 사용자의 니즈가 다양한 만큼 보다 세밀한 접근과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무선인식전자태그(RFID) 서비스 중 하나로 13.56㎒ 주파수대역을 사용하는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으로 10㎝ 정도의 좁은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읽기만 할 수 있던 기존 RFID와 달리 쌍방향 데이터 전송과 읽기와 쓰기가 모두 가능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