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로 경영정상화의 틀을 마련한 하나로통신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력 재조정에 나선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27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본사 및 자회사 임원 51명 전원으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임원 일괄사표 제출은 최대주주인 뉴브리지-AIG투자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확보함에 따라 기존 경영진의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은 외자유치로 독자회생의 틀을 마련한 만큼 강도높은 내부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임원 일괄사표 제출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현재 회사측이 밝힌 구조조정 방안은 크게 2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가능한 피하겠다는 것.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지적돼 온 마케팅 분야를 강화하는 등 인력 재배치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사업역량 집중 문제. 윤 사장은 지난 21일 외자유치 통과 직후 “잘할 수 있는 사업만 하겠다”고 언급해 경쟁력 없는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과감한 정리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마련되는 사업구도는 일단 초고속인터넷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망(網) 고도화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자금난 등으로 KT에 주도권을 뺏겼던 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VDSL)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루넷 인수를 염두에 둔 광동축혼합망(HFC) 분야에도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3㎓ 휴대인터넷,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등 신규사업의 경우 진출 여부를 놓고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자유치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했지만 신규사업은 주파수 확보 등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다 내년까지 8,0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신규사업분야는 어느 정도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대주주인 뉴브리지-AIG컨소시엄측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