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법인 연결재무제표 분석] "빚 늘었지만 실적은 괜찮은편"

매출·이익 늘어 내년엔 재무구조 개선 기대주식시장의 침체에 발목이 잡혀 상장기업들의 재무구조개선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부실계열사를 털어내고 나름대로 구조조정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증시침체와 국내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그렇지만 12월 말 결산 거래소 상장기업 및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그런대로 괜찮다는 평이다. 상장 및 등록기업들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경상이익 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침체와 원ㆍ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관련 손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늘어났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연결 후 28.7% 늘어난 553조5,536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24.2% 증가한 42조5,399억원, 경상이익은 소폭이지만 5.3% 확대된 17조6,952억원에 달했다.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연결 후에 11.2% 정도 줄어들었지만 이는 계열사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특별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될 가능성이 있고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될 경우 내년도 기업들의 연결재무제표는 큰 폭으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부채총계가 늘어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은 기업들이 한계사업의 과감한 정리, 부채상환 등 수익성 위주의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부채총계는 상장기업의 경우 52.6%나 급증했고 코스닥은 5.9% 늘어났다. 또 외부차입을 통해 부채비율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몸집불리기를 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결재무제표상의 종속회사가 지난해 1,291개사로 전년도보다 55개사가 늘어났고 지분법을 적용할 경우 82개사가 증가했다. 결국 돈을 빌려 회사를 늘렸다는 얘기다. 또 코스닥 등록기업의 경우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연결재무제표가 크게 악화된 점은 코스닥기업들이 경기침체에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행을 제외할 경우 연결 후 매출액은 8.5% 증가한 11조2,213억원에 불과하고 특히 순이익은 3,069억원의 적자를 보여 전년도 적자액 2,931억원보다 4.5% 늘어났다. 기업별로 보면 금호석유화학이 연결 후 매출액 증가율이 1,131.6%로 가장 높았고 한국프랜지공업이 297.5%, 동양화학은 253.2%, 아세아시멘트 218.4%, 흥아타이어 192.1%, 동일방직 176.2%, SK 160.1% 순으로 매출액 증가율을 보였다. 한편 10대그룹 연결재무제표의 내용이 전체 상장기업 평균보다 나았다. 연결재무제표 작성의무가 없는 롯데그룹을 제외한 10대그룹들의 연결후 매출액은 연결전 3조168억원보다 32.5% 늘어난 399조7,522억원을 기록했다. 10대그룹의 연결후 매출액 증가율은 전체 상장기업 28.7%보다 3.8%포인트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체 평균 5.2%포인트 높은 29.4% 늘어난 29조9,318억원, 경상이익은 전체 평균보다 5.9%포인트 높은 11.2% 증가한 12조7,629억원을 기록했다. 또 순이익 감소율은 9.3%에 그쳐 전체 평균보다 1.9%포인트 낮았다. 다만 10대 그룹들의 부채비율은 연결 후에 증가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호그룹은 연결 후 부채비율이 417.9%에 달했고 현대는 330.3%, 한화는 286.3%, 한진 280.9%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포항제철과 삼성은 각각 110.8%, 192.5%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했다. 이정배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