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김치의 역사

김치는 언제부터 담궈 먹었을까. 문헌상의 기록을 보면 지금부터 2,600~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이 당시 나온 중국 최초의 시집 시경을 보면 「밭속에 작은 원두막이 있고, 밭두둑에 외가 열려 있다. 이 외로써 정성들여 김치를 담궈 조상에 바치므로 수를 누리고 하늘의 복을 받는다」라는 귀절이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김치는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배추와 고추를 이용한 김치는 아니다. 채소류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한 소금절임 수준으로 일종의 「김치류」로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 김치가 처음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 정착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채소류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한 소금절임이 성행했다. 재료는 산채류와 야생채류. 중국과의 교류가 성행했던 때라 채소류를 절이는 방법은 중국과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시대에는 순무 장아찌와 순무 소금절임이 있었다. 이때부터 김치는 단순히 겨울용 저장식품만이 아니라 계절에 관계없이 즐겨 먹는 조리가공식품으로 변신한다. 또한 조미료의 사용도 이뤄진다. 배추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1700년대 중엽. 물론 고려시대에도 한약구급방에 배추에 관한 기록이 나오긴 하지만 이때 처음으로 중국 북경 지방에서 재배되던 배추의 종자가 들어 온다. 우리 풍토에 맞게 개량된 배추는 이후 미국·캐나다·멕시코 등으로 전해진다.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 도입됐으나 200년이 지난 18세기에 와서야 김치 양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즉, 고추를 조미료로 사용하면서 부터 김치의 담금이 다양해 지고, 이 때부터 김치는 빨간색을 띠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김치라는 용어는 당초 딤채라는 말로 시작됐다. 중종 13년(1518년) 때의 일이다. 딤채→짐채→김채→김치로 말이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겨울의 기온차가 크다. 때문에 김치의 간과 양념, 고명을 결정하는 조건도 다르다. 실제 남부지방 김치는 짭짤하고 얼큰하지만 북부지방 김치는 담백하고 시원하다. 현재 알려진 김치의 종류는 130여종에 이르지만 가정에서 많이 담궈 먹는 김치는 10여종 정도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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