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일대 매머드급 저층 재건축 바람… 투자 1순위는 개포지구

전문가 "미래가치 가장 높다"
평균 매매가도 월등히 높아 투자 하려면 상반기가 적기

지지부진했던 강남권 저층 단지들의 재건축 계획이 최근 잇따라 확정되며 우울했던 재건축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이 투자 1순위로 지목한 개포지구 전경. /서울경제DB


지난 2008년 서울 송파구 잠실지구 내 5개 저층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된 지 5년 만에 강남권 일대에 다시 매머드급 저층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개포지구를 비롯해 고덕지구∙가락시영∙둔촌주공 등 노후 저층 단지들의 재건축 계획이 잇따라 확정되면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대부분 걷히자 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의 발길도 조심스럽게 되돌아오는 분위기다. 집주인 역시 그동안 비관적 전망과 과도한 대출부담 때문에 나왔던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시장의 관심이 강남권 재건축에 집중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각 단지의 사업속도나 입지∙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과연 어느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은 23일 강남∙송파∙강동구 일대 저층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금융권과 컨설팅 업체 전문가 5명에게 투자 우선순위를 물어봤다.

◇미래가치 높은 개포지구가 투자 1순위=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개포지구를 투자 1순위로 꼽았다. 입지∙주거∙교육 여건 등이 다른 단지에 비해 좋아 재건축 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미래가치가 가장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1만여 가구의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도곡∙대치동에 버금가는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순형 J&K부동산연구소 대표는 "가락시영∙둔촌주공∙고덕주공과 비교하면 개포지구는 입지 자체가 차별화된다"며 "개포지구 아파트의 가격이 가장 높은 이유도 그런 투자여건 등이 모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개포주공단지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4,607만원으로 ▲가락시영 3,632만원 ▲고덕주공 2,789만원 ▲둔촌주공 2,452만원보다 월등히 높다. 가장 낮은 둔촌주공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지점장 역시 "개포지구는 추가분담금이 얼마 될지를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며 "재건축 이후 자본수익이 얼마나 될지를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에서 미래가치가 가장 높다는 것이다.

다만 초기 투입자본을 따진다면 둔촌주공이나 가락시영도 선택적으로 투자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개포지구는 미래가치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돼 시세가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둔촌주공이나 가락시영의 경우 초기 투자비 여유가 많지 않은 수요자들이 차선으로 선택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상반기가 매수 적기=전문가들은 재건축에 투자하려면 늦어도 상반기에 매입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정부의 거래활성화 대책이 나오게 되면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매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매수자가 아직 거래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반기에 투자해야 좀 더 싼 가격에 좋은 매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동산팀장은 "아직 재건축시장 전체에 큰 변화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저층 재건축 단지의 경우 전환점에 선 것은 맞다"며 "본격적으로 시장이 뜨거워지기 전인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미 본격 매입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고준석 지점장은 "최근 투자상담을 받은 한 고객은 개포주공2단지 전용 25㎡를 3억6,000만원 정도에 매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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