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그동안 악화일로였던 내수 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 대대적인 소비 활성화 대책에 나서면서 얼어붙었던 내수심리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기획재정부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백화점 매출액이 지난해 추석 전 비슷한 시기(8월18∼31일)와 비교해 16.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매출액도 1.1% 증가했다.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뒤엎던 올해 6월 이후 계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던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액이 9월 들어 상승 반전한 것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카드 승인액 자료를 보면 추석 성수품과 선물용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농축산물 매장의 매출도 전년 대비 13.8%나 증가했다.
슈퍼마켓·편의점·세탁소·음식점 등 골목상권에도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61.8% 증가했고 세탁소도 35.4% 늘었다. 슈퍼마켓과 정육점 매출도 각각 12.4%, 14.7% 뛰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개소세 인하가 내수 진작에 효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국산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34.0% 증가했고 주요 가전업체의 대형 TV 일평균 판매량도 개소세 인하 전보다 30% 이상 늘었다.
소비심리가 기지개를 켜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산업활동도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개소세 인하에 따라 주문이 밀려든 영향으로 이달 1~20일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1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 화물차 통행량은 19.4%나 늘었다. 올해 7~8월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던 산업용 전력 사용량도 이달 들어서는 7.4% 증가했다. 공장 가동률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건설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아파트 분양 물량은 8월 2만3,000가구에서 9월 6만6,000가구로 늘고 9월 시멘트 내수 출하도 전년보다 14.4% 증가했다.
정부는 추석 직후인 10월1일부터 2주간 2만7,0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내수 훈풍을 지속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 등 재정 보강, 개소세 인하 등 소비 활성화 대책 등의 정책적 노력에 힘입어 최근 경기는 내수를 중심으로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