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영화 「중앙역」이 우리 관객을 찾아온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로서는 부럽게도 세계적인 여러 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중앙역」은 지난해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최우수 작품상)과 은곰상(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올해에는 골든그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최우수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각본과 감독을 겸임한 월터 살레스는 로버트 레드포드가 이끄는 선댄스 재단과 일본의 NHK가 제정한 시나리오 공모 프로젝트인 「시네마100」에서 최우수 시나리오로 선정된 뒤 받은 상금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의 내용은 전형적인 로드무비. 괴퍅하고 이기적인 노처녀 도라(페르난다 몬테네그로)와 어머니를 잃고 길거리를 전전하는 소년 조슈에(비니시우스 드 올리바라)의 만남과 헤어짐을 다룬다.
길거리에서 문맹자에게 편지를 대필해주면서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그 편지를 보내지않고 찢어 없애버리는 양심 제로의 도라는 조슈에의 어머니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도 그냥 서랍 속에 묻어버린다.
어느날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를 찾아나선 조슈에. 도라는 그런 소년을 인신매매단에 팔아넘겼다가 양심을 되찾고 소년과 함께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선악의 양면성을 관통하는 로라 역의 페르난다 몬테네그로의 연기가 일품이고, 브라질 서민의 일상생활을 담아낸 리얼리즘적 미학이 무척 탁월하다. 그러나 갈등과 화해의 플롯이 여느 로드무비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