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10년 사이 뚝 떨어졌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000개 기업에 속하는 우리 기업은 2004년 196개에서 2014년 182개로 14개가 줄었고 이익 비중도 3.6%에서 2.3%로 1.3%포인트나 감소했다. 특히 그동안 우리 경제를 책임져온 주력산업이 대거 뒤로 밀려 미래를 어둡게 한다. 2004년 조사 대상 15개국 가운데 4위였던 자동차 산업은 2014년 꼴찌로 추락했으며 전자 산업은 4위에서 9위까지 내려갔다. 반면 중국 기업은 이익 비중이 3.9%에서 11.0%로 증가해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 기업도 비제조업 영역을 중심으로 비중이 커졌다. 중국과 미국은 훨훨 날아가는데 우리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른 책임은 1차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려는 의욕조차 포기한 기업이 져야 한다. 얼마 전 한국경제연구원이 각국의 기업가정신을 평가해 내놓은 순위를 보면 우리는 28위로 대만(8위), 싱가포르(10위)와 큰 격차를 보였고 터키(25위), 리투아니아(26위)에도 뒤졌다. 기업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에 나서기는커녕 계속 움츠러드는 데는 사사건건 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정치권의 책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당장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원샷법은 한시가 급한데도 올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모두가 공감하는 노동개혁 역시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무는 형국이다.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논의는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갈수록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가는 경영환경이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도 경영성과 향상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고 정치권은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과 입법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