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변하고있다] 이근영 산업은행 총재 인터뷰

『경영혁신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자기의 필요에 의해 이뤄질 때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이근영 산업은행 총재는 우리나라에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치기 이전인 지난 4월 취임과 동시에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금융·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특유의 뚝심과 밀어붙이기로 처음에는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조직의 발전을 위해 사심없이 노력하는 李총재의 열정에 이제는 직원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李총재는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신 전직 직원들이나 현재 남아있는 직원들이 기꺼이 고통을 분담했기 때문에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클린뱅크(건전은행)로 거듭 날 수 있었습니다』라며 개혁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산은이 추진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이 다소 파격적이었다는 평이 있습니다. ▲지난해 산은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조기 경영정상화와 생존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또 국가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산은의 위치와 역할을 감안할 때 외부여건의 변화를 수용하는 구조조정이나 경영혁신은 필수였습니다. 이런 상황 인식속에 재도약을 위한 기반정비를 목적으로 추진한 것이지 결코 파격적인 조치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맞은 올해의 역점사업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추진한 각종 개혁조치가 정착단계에 접어들었고 조직구조도 선진 금융기관 수준으로 정비했기 때문에 이제는 경영내실화에 총력을 기울일 때라고 생각합니다. IMF라는 뜻하지 않은 돌발변수로 경영여건이 악화돼 지난해에는 적자가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정부지원으로 부실채권을 깨끗이 정리하고 건전경영의 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올해는 흑자경영을 이룰 계획입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올해는 산업자금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것입니다. 사실 작년에는 경제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기피했습니다. 설비투자 부진은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설비자금 공급을 과감히 확대할 생각입니다. 가급적 상반기에 자금공급을 집중해 경기부양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입니다. -국가 신용등급과 함께 산은의 신용등급도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구조조정에 대한 외국투자가들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피치IBCA와 S&P에서 우리 정부와 산은의 신용평가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올렸습니다. 이제는 원하는 시기에 해외시장에 나가 필요한 외자를 조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외국투자가들도 IMF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가져다 줬지만 동시에 개혁을 통해 과거 고도성장기에 누적됐던 구조적 모순들을 해소하는 계기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경영에 있어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인력개발에 대한 투자입니다. 각종 구조조정·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조직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외형적인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이고 은행 경쟁력의 원천은 직원 개개인의 자질에 의해 좌우된다고 봅니다. 아무리 고성능 컴퓨터를 갖고 있어도 이를 운용하는 오퍼레이터가 능숙치 못하다면 전자계산기를 갖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런 맥락에서 직원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각종 연수교육을 활성화시킬 생각입니다. 나아가 직원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하는 자발적인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적자생존의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경영혁신 추진계획은 어떻습니까. ▲누누히 강조하지만 경영혁신은 전시용이 아니고 필요한 때마다 끊임없이 추진해 나가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불합리한 업무관행이나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을 때면 언제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지난 한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산은이 국제적 기준에 맞는 기본틀을 갖추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부문의 개선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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