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유럽 재정위기의 다음 진앙지로 지목되는 스페인의 유사시에 대비해 비상대책(컨틴전시플랜)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관계자들이 스페인에 대한 금융지원 가능성을 거듭 부인하는 한편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버티기 어려운 수준까지 급등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EU가 검토하는 첫번째 방안은 스페인 은행들이 자금을 보강할 수 있도록 유럽재정안정기금(EFSE)을 활용해 저리융자를 해주는 것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방안이기도 하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국채를 사들이거나 재정적자 감축목표 달성시한을 1년가량 늦추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8.5%였던 재정적자 비중을 올해 안에 5.3%, 내년에는 EU 의무선인 3%까지 낮춰야 하지만 IMF는 스페인의 적자비중이 올해 6.0%, 내년에도 5.7%에 달해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라시아그룹의 리스크컨설팅 담당자는 "스페인에 대한 비상전략은 시장에서 계속 차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자는 것"이라며 "(그리스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 같은) 포괄적인 프로그램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6%를 돌파하면서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가능성이 제기되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7일 "스페인을 그리스 등 구제금융 국가들과 동일시하지 말라"면서 스페인을 구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