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노후준비’ 줄고 ‘자녀와의 동거’ 기피

경기침체의 여파로 노후준비를 하는 가구주의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비율과 집보다 무료 양로원이나 요양원에 가고 싶다는 인구가 더 늘었다.

통계청은 4일 이런 내용의 ‘2013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조사는 국민의 현실의식과 생활여건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가족, 교육, 복지 등 10개 부문을 5개씩 나눠 2년 간격으로 조사한다.

올해는 복지, 사회참여,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 등 5개 부문에 대해 전국 1만7,664개 표본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노후 준비가구 72.9%…2.9%포인트↓

19세 이상 가구주의 72.9%가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2년전보다 오히려 2.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에 노후준비를 하지 않는 가구주는 27.1%로 같은 폭만큼 증가했다.

노후 준비를 하는 가구주들은 ‘국민연금’(52.5%), 예·적금(17.4%), 사적연금(11.3%)을 많이 꼽았다. 성별로는 남자 가구주(79.4%)가 여자(53.4%)보다 노후 준비에 적극적이었고 연령별로는 30대(87.1%), 40대(85.7%)의 노후 준비율이 높았다.

노후준비를 하지 않는 이유는 ‘능력없음’(49.7%), ‘앞으로 준비’(24%), ‘자녀에게 의탁’(17.4%) 등이 대부분이다. 특히 노후준비가 안된 60세 이상 가구주 중에 준비할 능력이 없다는 답변이 58.1%에 달해 노인빈곤 문제가 현실화됐음을 보여줬다.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자녀와 살고 있는 비율은 32.2%, 따로 사는 비율은 67.8%로 2011년에 비해 1.2%포인트씩 줄고 늘었다.

앞으로 자녀와 동거할 의향에 대한 설문에는 27%만이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역시 2%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답변은 2%포인트 늘어난 73%다.

여자(29.7%)가 남자(23.5%)보다 자녀와 같이 살고 싶어했다.

자녀와 동거의사가 없는 고령자들은 앞으로 살고 싶은 곳은 ‘자기 집’(78.8%), ‘무료 양로원 또는 요양원’(15.4%), ‘유료 양로원 또는 요양원’(5.2%) 등 순이다. ‘자기집’ 선호는 2.8%포인트 낮아졌고 무료양로원이 3.8%포인트 늘었다.

60세 이상 고령자가 받고 싶은 복지 서비스는 건강검진(30.9%), 간병서비스(24.1%), ‘가사서비스(17.5%), ’취업알선‘(10.6%) 등 순이다.

고령자들은 ’경제적 어려움‘(38.6%), ’건강문제‘(35.5%) 등에서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활비 마련 방법은 ’본인 및 배우자 부담‘(63.6%), ’자녀 또는 친척 지원‘(28.8%), ’정부 및 사회단체‘(7.6%) 등의 순이었다.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원하는 장례 방법은 ’화장 후 자연장‘(45.3%)을 가장 선호했고 ’납골당이나 납골묘 등에 화장후 봉안‘(38.3%), ’매장‘(14.7%) 등이 뒤를 이었다.

◇생활여건 ’좋아졌다‘ 31% vs ’나빠졌다‘ 24.1%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생활여건 변화 조사에서는 과거보다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31%로 2011년에 견줘 소폭(0.1%) 증가했다. 나빠졌다는 응답은 29%에서 24.1%로 축소됐다.

그러나 복지사업 확대에도 보건의료서비스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39.3%로 0.2% 줄었다. ’변화 없다‘는 응답은 49.8%에서 53.4%로 증가해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에 따른 체감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보장제도가 개선됐다는 응답은 31.6%에서 32.6%로, 문화·여가생활 향유여건 개선은 35.1%에서 35.6%로 각각 늘었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비율은 감소했다. 건강보험은 64.9%, 국민연금은 62.3%, 고용보험은 38.7%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지만 모두 2년전보다 3~3.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앞으로 늘어야 할 복지시설에 대한 질문에는 보건의료시설(24.1%), 사회복지시설(20.1%), 국·공립 어린이집(15.4%)을 많이 꼽았고 복지서비스로는 ’건강관리 및 건강증진서비스‘(39.4%), ’취약계층 일자리 서비스‘(18.3%), ’노인돌봄 종합서비스‘(17.1%) 등을 내세웠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 차별정도는 ’심하다‘는 사람이 66.5%나 됐지만 평소 자신의 차별 정도에 대해서는 같은 응답이 12%에 불과해 사회와 자신의 주관적 인식 간에 큰 차이를 보였다.

집 근처 장애인 시설이 만들어지는데 대해서는 ’전혀 문제없다‘(35.8%), ’반대는 않음‘(58.3%), ’반대‘(5.8%)의 분포를 보여 2년전보다 인식이 개선됐다.

그러나 장애인 복지사업의 충분 정도는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에 차이를 보였다. ’계속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장애인은 43.8%나 됐지만 비장애인은 26.9%에 그쳤다.

/디지털ㄹ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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