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세련된 중국에 투자하자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


지난 15일 리커창 중국 총리의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중국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가 막을 내렸다.

올해 양회는 중국 경제가 '뉴노멀(신창타이·新常態)' 시대 진입 이후 최초로 열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 당일 리커창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 내외로 제시했다. 지난해 7.5%보다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7% 성장 계획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7% 성장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의 성장률을 7%로 가정하면 약 7,000억달러 수준으로 개발도상국의 1년 국내총생산(GDP), 한국 GDP의 절반에 달한다. 7%라는 숫자보다는 양과 속도를 중시했던 과거와 단절하고 질과 효율을 중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로 읽어야 한다. 아울러 중국 경제의 발전과정에서 골칫거리였던 지방정부 부채는 1조위안(약 179조원) 규모의 차환 발행을 허용해 지방정부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의 디폴트 리스크가 완화되고 은행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그동안 중국이 고성장하면서 누적됐던 피로를 해소하고 보다 건강한 경제로 탈바꿈시키려는 것이 뉴노멀 시대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리 총리의 정부업무 보고내용을 들여다보면 중국 투자의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여전히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의지가 대부분 관철되는 국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설정하고 있는 올해 경제의 큰 그림을 정리해보면 제조강국 도약, 환경보호, 일대일로(실크로드) 정책, 주식등록제, 선강퉁, 의료·의약 개혁, 문화 및 체육 산업 육성, 수자원(수리수력) 프로젝트, 창업과 혁신, 인터넷 플러스(인터넷과 전통산업 융합) 등으로 집약된다.

이 중 환경보호나 창업과 혁신, 인터넷 플러스 정책 등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새로운 산업이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위해 오염된 작업장에서 다수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저가의 공산품을 쏟아내고 인권이 무시되던 과거의 모습이 아니라 환경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예금자 보호를 통해 인민의 재산을 보호하는 등 '세련된' 옷으로 갈아입고 재탄생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인터넷 플러스 정책은 이번 양회에서 새로운 국가 전략으로 지정됐다. 모바일·인터넷·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사물인터넷을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교육·의약·농업·교통·운송 등과 결합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관련 전자상거래를 확대해 중국 인터넷 업체의 해외진출도 지원할 예정이다.

중국의 세련된 성장을 보고 두려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중국인이 되거나 중국 기업에 취직할 수 없다면 성장하는 중국 기업에 투자하면 된다. 세련된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 자금유입 가속화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새로운 투자의 기회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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