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제재가 시작됐다. 국내 금융기관이 5대 재벌에 대한 공동 금융제재에 들어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LG반도체와 현대전자의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속 15개(13개 은행, 서울보증보험·동양종금 등) 금융기관 대표들은 28일 오후3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동, LG반도체를 반도체 부문 통합결렬에 귀책사유가 있는 기업으로 확정하고 해당기업에 대해 이날부터 공동 금융제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 부문 통합결렬 귀책기업과 관련, 『평가기관과의 계약체결과 자료제출에 협조하지 않은 LG반도체임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밝혀 통합결렬의 책임이 LG반도체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LG반도체에 대한 금융제재에 들어가기로 하고 28일자로 이 회사에 대한 신규여신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이와 함께 만기도래한 여신에 대해서는 일정비율을 단계적으로 회수하되 회수시점과 비율은 앞으로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간의 타협방향을 보고 결정키로 했다.
이날 마련한 제재조치에 따라 채권단은 상환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되 LG측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담보부동산을 처분하는 등 압박을 차례로 가해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끝으로 두 회사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수준으로 이른 시일 내에 타협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구본준 LG반도체 사장은 『왜 우리가 제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으며 대출금 회수에 대한 대응방안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현대전자는 반도체통합법인 설립을 가속화하기 위해 LG반도체에 양사 회동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전자는 28일 김영환 사장 명의로 LG반도체 구본준 사장 앞으로 정식 발송한 공문에서 『지난 12월7일 대통령이 주재한 정·재계 간담회에서 5대 그룹 구조조정 합의사항으로 명기된 반도체 분야 신설법인 설립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양사가 회동하기를 바란다』면서 시간과 장소에 대해서는 LG의 의견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현대는 또 반도체 신설법인의 핵심경영주체 결정시한인 지난 25일이 지난 점을 고려할 때 이른 시일 내에 양사회동이 성사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고진갑·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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