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카드 정보유출 3사의 영업정지 재개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00만 고객을 잃은 해당 카드사 수장들이 본격적인 영토전쟁을 위해 일선지점 방문에 나섰다. 3사가 영업정지 기간에 발생한 1,000억원의 순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영업·마케팅을 준비하는 가운데 타 카드사들도 신상품 출시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어 뜨거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재개 앞두고 잇따른 수장들의 현장방문=채정병 롯데카드 사장은 지난달 23일 대전지역단을 깜짝 방문했다. 채 사장은 현장 직원들에게 사전통보 없이 조용히 혼자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지켜봤다. 신응환 NH농협카드 사장도 지난 8일 부산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그간 소홀할 수 있었던 고객 응대 및 안내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 당시 해당 카드사 수장들은 보안 시스템 강화, 직원기강 확립 등 내부 수습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현장에 나가 직원들에게 영업재개를 통한 빠른 정상화를 독려하고 있다"면서 "3개월 전과 지금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비(非)영업정지 카드사 수장들도 움츠러들었던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일선지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강원 우리카드 사장은 4월 한달간 서울·경기지역 은행 영업본부, 소모임 등 8곳을 방문했다. 그는 카드 영업의 최일선인 영업점을 찾아 지난달 초 분사 1주년을 맞아 선보인 신상품 '가나다카드'의 성공적 시장 안착을 당부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도 7일 목포·전주·광주 등 호남지역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달 17일 대구 및 구미지역을 찾아가 지역단·지점 현장 임직원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업무개선사항을 청취했다.
◇D-5, 신상품 출시, 광고 재개 등 고객맞이 움직임 분주=고객들은 이번주 말(17일)부터 온라인, 카드모집인, 대형마트 및 백화점 카드센터 등을 통해 그동안 발급신청을 할 수 없었던 국민·농협·롯데카드의 신용 및 체크카드, 선불카드 등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영업재개가 임박한 가운데 카드사들은 신상품, 광고, 모집인 증원 등 영업활동을 통해 그간 침체 됐던 업계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은행을 계열사로 끼고 있는 농협·국민카드는 신상 체크카드를 발급해 체크카드 명가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선보인 '훈·민·정·음' 라인업 확대를 위한 연관 상품을, 농협카드는 해외 직접구매 전용상품인 '글로벌 언리미티드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그간 뜸했던 마케팅 활동도 재개되고 있다. 국민카드는 8일부터 '마음을 씁니다'라는 제목으로 TV광고를 시작했다. 농협카드 역시 다음 달 중 신규 카드 광고를 방영하기로 했으며 이 밖에 고객 사은행사의 일환으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신한카드도 신상품을 선보이며 영업 정지사들의 반격에 맞불을 놓는다. 신한카드는 그동안 1,000개가 넘는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정리하며 줄여왔는데 이 과정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상품이어서 주목된다. 하나SK카드도 영업재개가 임박한 지난달 말부터 메가마켓 체크카드, 배달의민족 마음만부자 카드 등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