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문턱서 대박 터뜨린 기적 같은 사연
고영립 화승 회장 "긍정의 힘으로 암·부도 이겨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외환위기 때 계열사들이 부도를 맞아 위기가 왔다. 피부암으로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생명 선고까지 받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모두 이겨냈다.”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03회 전경련 국제경영원(IMI) 조찬경연에서 “기업가는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르까프와 월드컵 등 스포츠용품 브랜드로 유명한 화승그룹은 1990년대 세계 최대 신발 생산회사로 국내 재계 22위의 기업이었다. 하지만 1998년 계열사 가운데 화승과 화승상사가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을 한 나머지 부도가 나며 화승그룹에 경영위기가 찾아왔다.
고 회장은 “그룹을 되살리기 위해 사재까지 출연하고 매일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일을 하며 경영 정상화에 모든 것을 바쳤다”며“한밤중 회사에 들어와 불시 순찰을 돌아 ‘올빼미’란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회사 회생을 위해 정신 없이 일하던 2004년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판정으로 3개월 밖에 못 산다는 것. 그는 “회사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는 일념 하나로 일에 매진했고 결국 병도 이겨냈다”고 말했다.
신사업 추진과 글로벌 경영 등의 노력으로 화승그룹은 1998년 이후 6년여 만에 기업정상화를 이루는 성과를 거뒀다. 그룹 매출은 외환위기 직후 8,4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3,00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고 회장은 “기존 자동차부품과 스포츠패션브랜드, 정밀화학 외에 종합무역과 신소재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남미와 아프리카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도 진출해 2020년 연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기업가는 본업 외에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주위 사람이 잘되도록 도우면서 큰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마음을 바로 써야 하며 올바른 행동과 인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