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70포인트 고지를 돌파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추가적인 주가상승을 이끌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데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도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거래일 연속 ‘사자’를 지속하며 사상 두 번째 최장 기간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순매수 규모는 290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 강도가 다소 완화된데다 증시가 ‘너무 급하게’ 올랐다며 당분간 1,500포인트 중반에서 ‘게걸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6일 코스피지수는 5.57포인트 오른 1,565.04포인트로 끝마치며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지수는 1,570포인트를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연속 1,550~1,560포인트대에 머물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에서 발표되고 있는 경제 지표가 조금씩 둔화되면서 ‘주가와 경기지표 간의 간극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며 “증시에서도 지수를 이끌 만한 모멘텀과 이벤트를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게걸음 장세’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에는 변화가 없지만 단기적으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기술적 지표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지수의 60일 이격도와 20일 이격도는 각각 118, 111 수준이다. 이격도는 이동평균선과 현재시점의 주가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격도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지수가 과열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60일 이격도는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136포인트 올랐던 지난 4월의 60일 이격도(100.8)보다도 높은 수준이고 20일 이격도까지 지난해 5월 주가가 급등할 때(108.52)보다 높을 정도로 단기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과열 부담을 해소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화된 것도 ‘쉬어가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이다. 이달 3일(4,029억원)과 4일(5,935억원) 이틀 동안 1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 동안은 1,000억원 조금 넘게 주식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순매수 강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기술적인 지표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순매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매 양상이 급작스럽게 ‘순매도’로 뒤바뀌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미투신협회(ICI)의 자료를 보면 지난주까지도 해외에 투자하는 미국 펀드에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단기 차익실현 영향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화될 수는 있지만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주가 하락하면 매수 비중 확대 바람직해”=‘게걸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투자자들도 당분간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으로 지적된다. 곽중보 연구원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시점은 아니다”라며 “조정 국면을 지켜보되 주가가 하락할 경우 매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소장호 연구원도 “다음주 초반까지 기술적인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기존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1,500 중반보다 지수가 낮아지면 매수에 나서보는 것도 괜찮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