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새벽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초속 30m가 넘는 강력한 바람이 몰아치면서 정전 등으로 일부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소통에 어려움까지 겹쳐 시민들의 출근대란이 벌어졌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부근 버스정류소에 출근하는 시민들이 몰려 혼잡을 빚고 있다. /최흥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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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호 태풍 '곤파스'가 2일 오전 우리나라 중부지방을 강타하면서 3명이 숨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곤파스는 이날 새벽 강화도 남단 지역에 상륙한 뒤 경기도 북부 지방을 지나 오전11시께 강원도 고성 부근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기상청은 당초 3일 새벽에야 곤파스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대기 상부의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아 이동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다.
곤파스는 비보다는 강한 바람을 동반했다. 인천 송도에 초속 34.4m의 강풍이 분 것을 비롯해 안양 33.8m, 북한산 32.5m, 서울 관악 29.7m, 중랑 29.5m 등 전국에 초속 30m 안팎의 강풍이 몰아쳤다. 초속 25m의 강풍이 불면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나간다.
이날 하루 강수량(오후2시 기준)은 서울 37.0㎜, 인천 39.5㎜, 강화 116.5㎜, 철원 68.5㎜, 홍천 32.0㎜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상층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태풍의 이동속도가 빨라져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이 적어졌고 상륙 후 에너지원인 수증기 공급이 차단돼 예상보다 적은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태풍으로 3명이 숨지고 열차와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6시30분께 성남시 분당구 까치마을에서 주민 현모(37)씨가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고 부천시에서는 서모(38)씨가 바람에 날린 포장마차 지붕에 맞아 머리와 왼쪽 다리를 다쳤다.
또 이날 새벽부터 경부선 7곳을 비롯해 안산선ㆍ경인선ㆍ중앙선ㆍ경원선, 공항철도 각 1곳 등 모두 12곳에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거나 지연됐다. 서울 지하철 1호선도 오전5시20분께 전기공급이 끊겨 서울역과 인천역을 오가는 상하행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지하철 4호선 금정역~오이도역 구간, 지하철 2호선 당산철교 구간, 뚝섬역~강변역 구간도 한때 운행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가로수와 가로등이 쓰려져 올림픽대로와 북부간선로 등 시내 도로 11개 구간이 부분 통제됐다. 서울시는 태풍으로 가로수 799그루, 전주 11개, 간판 등 144개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기상청은 올 가을 1~2개의 태풍이 국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태풍 형성이 억제돼 과거보다 태풍이 적었다"며 "하지만 태풍발생을 막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고 있어 9~10월 중 추가로 태풍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