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하려고 수면마취제를 투약하다가 호흡곤란이 있는 고령 환자를 숨지게 한 의료진에게 법원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신용호 판사는 박모씨 유족이 S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이 4,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면 유도 목적의 최면진정제 미다졸람은 급성호흡부전 환자에게는 금기 약물이고 심장장애가 있거나 고령 환자에게는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며 “박씨가 검사 당시 만 59세로 고령이고 심근경색으로 시술 받은 적이 있는 데다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입원한 만큼 신중하게 투약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태를 고려해 미다졸람 1~1.5㎎을 2~3분 동안 정맥주입하는 등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의료진이 2㎎ 또는 5㎎을 투여했고, 이후 혼미상태에 이른 것을 보면 미다졸람 투여와 사망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박씨와 가족이 부작용과 합병증 설명을 들은 뒤 검사에 동의했고, 애초 이미 호흡곤란 증세가 있었던 데다 의료진에게 다른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 비율을 7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S병원에 입원한 박씨는 폐암 여부 등을 진단하기 위해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받기로 하고 미다졸람을 주사한 이후 호흡곤란이 심해져 몇 시간 만에 숨졌으며, 유족은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