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하계 시즌을 맞아 노선 확대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항공 여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런 증편 움직임은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LCC 1위를 넘어 '빅2(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제주항공과 올해 LCC 1위 탈환을 목표로 내건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가 경쟁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먼저 진에어는 올해 하계 시즌(3월 29일~10월 24일) 공급 좌석 수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 증가한 320만 석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커지는 LCC 시장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연초 주문한 데 따른 공격적 행보다. 부산~방콕, 부산~후쿠오카 등 부산발(發) 노선을 대거 신규 개설하는 한편 인천~코타키나발루, 인천~오사카 등 기존 주요 노선도 운항 편수를 2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진에어는 앞서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B777-200ER 항공기 2대를 추가 도입해 LCC 최초로 하와이 노선에 취항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LCC의 국제선 점유율이 11.5%에 이르는 등 수요가 커지고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도 맞대응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하계시즌 주 당 417회 비행기를 띄워 전년 대비 운항횟수를 33% 늘릴 계획이다. 수요가 많은 김포∼제주 노선의 운항 횟수를 주 112회에서 주 127회로 늘리고, 부산∼오사카(주 14회), 부산∼후쿠오카(주 7회), 부산∼타이베이(주 7회) 노선의 운항을 시작한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편이다. 대한항공은 올 하계시즌의 운항횟수가 주 939회로 전년 대비 2%(18회) 늘어난다고 이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식 집계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같은 기간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각각 자회사인 진에어와 설립을 추진 중인 제2LCC를 통해 운항편을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노선 확대가 항공권 인하 등의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