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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 소비 심리가 '알뜰형',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매를 '무조건 적은 비용을 지불하기 위한 수단'으로 봤다면 지금은 '개인의 상황에 맞는 합리적이고 실속적인 소비 행태'로 인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해양부의 자동차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이전 등록대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1년 332만3,412대를 기록, 신차 등록대수의 두 배를 넘겼다. 지난 해 이전 등록대수는 328만4,429대로 전반적인 시장의 침체로 2011년 대비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역시 신차 등록대수보다는 2배 이상 많았다.
중고차 판매의 약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올 1월 이전 등록대수는 집계 이래 동월 대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중고차 시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시장이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고차 구매는 신차 구매에 비해 비교적 예산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구입 목적과 탑승 인원 등을 고려해 폭넓은 카테고리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1,000원대의 예산으로 신차를 사려고 한다면 ▦경차 스파크, 모닝, 레이 ▦소형차 프라이드 아베오, 엑센트 ▦준중형 K3, 아반떼, SM3, 크루즈 등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준중형의 경우 옵션에 따라 차 값이 2,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어 1,000만원대 예산으로 사지 못할 지도 모른다. 물론 1,000만원대로는 수입차는 엄두도 못 낸다.
하지만 중고차를 사려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연식과 주행거리에 따라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SK엔카 직영몰(www.encardirect.com)을 살펴보면 현대 투싼 ix 디젤 2WD X20 럭셔리 2011년식이 1,780만원, 기아 New 스포티지 디젤(VGT) 2WD LX 스페셜 2006년식이 1,050만원, 르노삼성 SM7 New Art RE 2010년식이 1,790만원, 기아 오피러스 프리미엄 GH270 디럭스 기본형 2010년식이 1,500만원 등에 거래되고 있다.
심지어 1,000만원대 예산으로 수입차도 고려해볼 수 있다. 미니 쿠퍼 기본형 2세대 2008년식(1,680만원), 혼다 시빅 2.0 8세대 2009년식(1,560만원), 크라이슬러 300C 3.5 2005년식(1,340만원), 포드 이스케이프 2.3 XLT 2008년식(1,550만원) 등 다양한 차종이 1,000만원대에서 선택 가능하다. 예산이 2,000만원대로 올라간다면 중고차 시장에서 고를 수 있는 차량이 확연히 많아짐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중고차는 신차를 살 때보다 상대적으로 세금도 적게 내기 때문에 더욱 경제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고차를 구매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중고차는 구매 시기가 중요하다. 중고차는 시기에 따라 가격이 자주 변경돼 항상 시세 변동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연초에는 연말 연식변경으로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판매자들이 매물을 많이 내놓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차를 구입할 수 있다.
신차보다 감가가 많이 된 차량을 타는 것도 실속을 챙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중고차 중에서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으면서도 관리가 잘 된 차량은 신차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이런 차량 중 감가가 많이 된 차량을 구입한다면 적은 돈으로 신차를 타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ㆍ소형과 SUV/RV의 감가율이 낮고 대형차의 감가율이 가장 높다. 브랜드와 옵션, 단종 등에 따라 같은 차종이라도 감가율에 큰 차이가 있으니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하지만 중고차를 구입한 후 다시 되팔 생각이라면 감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차량의 구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최현석 SK엔카 마케팅부문 부문장은 "선진국에서는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매를 합리적인 소비의 한 방법으로 많이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고차 거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