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9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 박 전 회장에게 수천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김태호 경남도지사를 소환조사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이날 오후3시 5번째 불러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와 도지사 당선 후 태광실업의 현지 법인인 태광비나가 있는 베트남을 두 차례 방문,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김 지사가 2007년 4월 미국 뉴욕에서 경남 밀양시 영어도시 유치 사업설명회를 연 뒤 현지의 유명 한인식당인 K회관에서 식당 주인인 곽모씨를 통해 박 전 회장의 돈 수만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K회관은 이광재 민주당 의원(구속)과 같은 당 서갑원 의원이 박 전 회장의 돈을 받은 장소로 지목된 곳이다.
김 지사 측은 K식당에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밀실이 아닌 홀에서 식사를 했고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 박 회장과 의혹을 받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 전 회장 소유의 정산CC 인허가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인허가는 전임 지사 시절에 이뤄졌고 준공검사는 실무자 전결로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을 이날 오후 5번째 불러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에 대한 조사도 병행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천 회장을 7일에 이어 9일에도 다시 불러 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주 말까지 박 전 회장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고 불법자금 수수 혐의가 드러난 정ㆍ관계 인사들을 일괄 기소하면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