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강남경희한의원 박치완원장

『흐르지 않는 물은 썩듯 인체도 기(氣)와 혈(血)이 막히면 반드시 질병이 찾아 온다. 이러한 기본적인 원리를 생각할 때 불치병이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다. 다만 방법론적 문제일 따름이다』 암·당뇨 등 난치병을 정복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한의사 30여명과 「한방창조학회」를 결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젊은 한의사가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남경희한의원 박치완 원장(33)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 수년전부터 통신망을 통해 난치병클리닉을 개설해 「인터넷 한의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원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한의사의 선입관을 180도 바꿔 버릴만큼 남다르다. 동료 한의사들은 길가에서 죽어가는 개나 고양이까지 치료하는 그를 「기인」(奇人)이라고 부른다. 시간만 나면 소문난 명의를 찾아 비방을 듣는 일도 대학시절부터 시작했다. 중요한 약재는 시중에서 구입하지 않고 채취한 후 직접 먹어 보고 쓴다. 치료약은 누가 먹더라도 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보약위주의 처방은 사절한다. 때문에 박원장이 조제하는 한약에는 인삼이나 녹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토우황·산호초·겨우살이·부처손·찔레버섯·꾸지뽕나무 등 토종약초가 그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서해안 개펄에서 자라는 산호초는 숙변을 제거하고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박원장 도움으로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난 환자는 수없이 많다. 대구 동산의료원에서 위·난소암으로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았던 황정희(여·42)씨는 한방 면역재를 복용한 후 병원에서 선고한 기한을 넘기고 등산과 쇼핑을 다닐 정도로 호전됐다. 난소암이 재발로 목숨이 위태롭던 김경민(여·36)씨도 1개월만에 암독소가 빠져 재기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뇌종양을 선고받은 최송해(여·14)양은 잃었던 기억력을 회복하고 마냥 흘러 내렸던 소변도 이젠 힘있게 보고 있다. 20년간 중풍 후유증에 시달렸던 열암 송정희선생도 한달만에 증상이 50%이상 호전됐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박원장의 설명은 간단하다. 『난치·만성병은 체내에 좋지못한 성분이 쌓여 자율신경과 면역기능이 저하돼 생긴다. 음식물이나 공기, 물 등에 들어 있는 독소가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따라서 병을 고치려면 치료약부터 먹기 보다는 먼저 독소를 제거해 자율신경과 면역기능을 극대화 해야 한다』 그가 처방한 약을 먹으면 냄새가 지독한 방귀가 부끄러울 정도로 많이 나온다. 그후 끈적끈적한 기름덩어리 같은 새까만 숙변이 배출된다. 일종의 장(腸) 청소를 하는 것이다. 숙변이 빠지면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 박원장은 최근 「책임치료제」라는 이색적인 구호를 내걸어 동료·선배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책임치료제란 병이 낫지 않거나 만족할만한 성과가 없을 때 치료비를 돌려 주는 시스템.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도 효과가 없다면 의사는 마땅히 환자의 고통을 분담할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의 난치병 환자를 국내에서 치료하는 계획을 미국 한인방송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뚜렷한 증상개선이나 치료가 안될 경우 진료비를 받지 않겠다는 것을 국제변호사를 통해 공증을 받고 처방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름대로의 의료철학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았다. 특히 은사님과 동료들로부터 「이단자」라는 말을 들었을 땐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이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고 오히려 큰 힘을 주고 있다』 박원장은 병 잘 고치는 의사가 진짜 의사라는 생각에 공감하는 「이단자」가 더욱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02)512_7527【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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