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2500원… 파리바게뜨발 '커피 전쟁'

전문브랜드 수준 '카페 아다지오'
던킨·이디야보다 500원 가량 저렴
전국 3,200개 매장에서 선봬



허영인(사진) SPC그룹 회장이 파리바게뜨발 커피 전쟁을 예고했다. 동네 구석구석 파리바게뜨 3,200개 매장에서 전문 브랜드 수준의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비싼' 커피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커피의 1,300여개 매장보다 더 많은 파리바게뜨가 사실상 커피전문점 사업에 뛰어든 것이어서 커피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는 세계적인 커피 로스터가 만든 고품질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는 '카페 아다지오(Cafe Adagio)'를 19일 출시했다. 또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진출 확대에 따라 해외 매장에서도 '카페 아다지오'를 선보여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카페 아다지오 출시로 전국 어디서나 가까운 집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커피 전문 브랜드 수준의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며 "맛과 품질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외 커피 시장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SPC는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커피앳웍스 등에서 커피 사업의 노하우가 있는데다 해외 유수의 원두 농장과 직거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제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존 파리바게뜨 매장에 신메뉴 형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별도의 출점 및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아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최저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카페모카등이 각각 2,500, 3,500원. 기본 메뉴인 아메리카노의 경우 자체 브랜드 던킨도너츠(3,000원)보다도 낮췄고, 커피 전문점 브랜드 가운데 가장 저렴한 이디야(2,800원)보다도 300원 싸다. 대표 브랜드인 커피빈과 스타벅스 커피가 각각 4,500원, 4,1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 1,500~2,000원 가량 낮은 셈이다.

여기에 맛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파리바게뜨 연구진들은 1년 이상 수 많은 블렌딩 테스트를 반복한 끝에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4종의 원두를 블렌딩해 벨벳 질감의 부드러운 바디감과 섬세한 산미, 카라멜과 바닐라의 달콤한 향미와 깔끔한 후미 등 4가지 맛이 최상의 조화를 이루는 황금 비율을 찾아냈다. 특히 빵과 디저트 등 베이커리와 함께 마시면 잘 어울리는 맛을 구현해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쟁업계는 긴장할 만한 품질에 가격 잇점, 전국 구석구석에 포진된 매장 수 등 파리바게뜨의 삼각편대 전략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2배 이상 많은 매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퍼붓는 공세라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브랜드들의 가격 정책에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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