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치료·가전 수리비·깡통전세까지… 보험으로 다 되네

소비자 트렌드 맞춘 이색상품 눈길
장애·실업으로 일 못하면 일당 주고
손자·손녀 위한 조부모 보험도 나와





팝가수 리한나, 할리우드 여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 걸 그룹인 걸스데이의 유라.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리보험에 가입한 유명인이다. 다리보험은 '키퍼슨(Key Person) 보험'이라고도 불리는데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주로 가입한다. 영국 일간지 더선에 따르면 리한나와 커티스는 각각 100만달러, 280만달러 짜리 다리보험에 가입했다. 유라는 5억원 짜리 다리보험에 가입해 화제를 모았다.

다리보험은 한 예일뿐, 국내 보험사들은 다양한 '이색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보험은 소비자 트렌드에 후행하는 경향이 짙다.

수익성의 최소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보험수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소비자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상품에 반영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유용한 상품들이 많다. 애견보험은 대표적인 예다.

애견보험은 강아지의 질병이나 상해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늘어나는 애견인구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특히 재작년부터 시행된 반려동물등록제는 보험사 관심을 높였다.

보험사 별로는 삼성화재가 지난 2008년 애견보험을 출시하며 첫 테이프를 끊었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는 소유한 개의 상해ㆍ질병 치료비를 지급하고 개로 인해 발생하는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한다.

예를 들어 만 0세 시추 강아지에 1년짜리 보험을 가입하면 보험료는 약 45만원이 든다. 만약 이 강아지가 대장염 등으로 5일간 입원하고 하루 동안 통원치료를 받으면 치료비는 약 110만원이 발생하는데 이 중 치료비와 자기부담금, 계약자부담률을 제외한 약 70만원이 지급된다.

롯데손해보험도 '롯데마이펫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강아지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상품은 2개 종류가 있는데 반려동물의 수술과 입원 시 의료비를 담보로 하는 '수술입원형'과 통원치료까지 추가로 보장하는 '종합형'이 있다.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선 애견협회등록번호가 필요하고 생년월일, 품종 등을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기대수명이 짧은 반려동물 특성상 가입 나이는 만 6세 이하로 제한되며 과거 병력이 있으면 가입할 수 없다.

부동산 거래에 따르는 위험을 대비해주는 보험도 있다. 국내 부동산 거래는 주로 부동산중개업체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서류조작이나 이중매매 등 사기가 발생해도 소비자가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 2010년부터 '내집마련 부동산 권리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부동산 사기나 깡통전세 등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보장한다. 만약 매매가 3억원의 건물을 거래한다고 치면 약 15만원의 보험료가 발생하는데 소비자는 대신 매매대금전액과 소송비용 등을 보장받는다.

서울보증보험이 판매하는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은 깡통주택을 겨냥했다. 보험가입자는 임차보증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임대인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거나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후 30일이 지나도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 상품의 경우 최근 깡통전세가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면서 가입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동부화재가 판매하는 '우리가족소득보장보험'은 소득상실을 보장해주는 특이상품이다.

이 상품은 질병과 상해를 보장해주는 동시에 장애나 실업 등으로 소득원이 사라졌을 때도 대비해준다. 각 항목에 따라 △상해질병구직급여지원금 △구직급여일당 △장기구직급여지원금 등의 형태로 지급된다.

가전제품의 파손이나 도난을 보상해주는 보험도 있다. AIG손해보험의 '슈퍼홈케어보험'은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TV 등 총 13가지 가전제품에 대해 수리비용을 200만원까지 보장해준다.

한화손해보험이 판매하는 '굿샷골프보험'은 홀인원을 기록하면 축하금을 주는데 스크린 골프장까지 범위를 확대한 게 흥미롭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교보생명이 판매하고 있는 '교보손주사랑보험'이 이색보험으로 꼽힌다. 이 상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험료를 내다가 돌아가시면 손자들이 보험금을 수령하는 구조다. 조부모의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을 전하고 손자는 조부모를 추억할 수 있다. 사랑과 추억이란 감정을 상품화했다는 점에서 획기적 상품으로 평가된다.

보험료는 매월 4만~5만원(10년 납입기준) 선인데 조부모가 사망할 경우 손자는 자신들의 생일에 100만원의 축하금을 10년간 받거나 50만원씩 20년간 총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조부모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보험사가 조부모의 자필이 담긴 사랑의 카드를 발송해 가족사랑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끔 했다. 가입연령은 45세부터 80세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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