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노조의 힘이 과도해지면서 지난 90년대 독일에서 나타났던 ‘대기업 이탈’현상이 우리에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협회 주최 ‘2006 제주 하계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힘있는 대기업 노조가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을 행사하게 될 경우 독일에서 일어났던 상황이 우리에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90년대 내내 독일을 괴롭힌 것은 기업이 독일을 떠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장기 조세개혁에 대해 “다음달 선진복지구상이 확정되면 이와 연계해 개혁안을 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어 “아동수당 같은 제도도 선진복지구상에서 도입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며 “국민 부담을 늘리는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보다는 세출 구조조정 같은 방법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이와 함께 “상품시장과 노동시장정책 등을 망라한 포괄적인 일자리창출전략(jobs strategy)도 세울 것”이라며 “법인ㆍ공장 설립, 입지규제, 환경ㆍ노동 분야 등 기업활동 전반을 포괄한 규제개선 등 창업에서 퇴출에 이르는 전단계에 걸쳐 획기적인 규제혁신방안과 향후 추진계획을 포함하는 종합대책을 9월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권 부총리는 이날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건설경기 부진이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정으로 건설경기를 받쳐주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