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국 회생 비용 갈수록 불어나

"키프로스 60억유로 추가 지원 필요"
내년 구제금융 졸업앞둔 포르투갈도
자금수요 늘어 채무상환 연장 가능성

키프로스 경제를 살리는 데 필요한 자금이 수개월 전 추산한 금액보다 60억유로 더 불어난 것으로 추산되는 등 유럽 재정위기국 회생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구제금융 졸업시한을 앞두고 있던 포르투갈은 불어난 자금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채무상환을 7년 추가로 연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만기를 늦춰도 2차 구제금융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키프로스 정부의 크리스토스 스티리아니데스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재정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충당해야 할 금액이 지난해 11월 당시 175억달러에서 230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로써 키프로스 정부가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조달하는 100억유로의 구제금융 외에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할 자금은 지난달 국제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합의 당시 알려졌던 75억유로에서 130억유로로 불어나 키프로스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부담을 안게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늘어난 구제비용을 고액예금자와 은행채권 보유자들이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10만유로를 넘는 고액예금 가운데 손실(헤어컷) 비율이 최대 60%를 웃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7월 구제금융 프로그램 졸업을 앞둔 포르투갈도 위기 이전 대비 늘어난 자금수요로 구제금융 상환기간을 7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도 모자라 2차 구제금융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내년과 2015년 포르투갈이 조달해야 할 자금은 재정위기 이전보다 30% 이상 많은 연간 141억~150억유로에 달한다. 유로존은 아일랜드 역시 2016~2020년 차환액이 200억유로에 달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포르투갈과 함께 만기상환 7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유로존이 양국의 채무상환 일정 연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포르투갈에 대한 한 극비 분석자료는 상환기간을 연장하더라도 2차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