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시장 가을 신부 유혹

윤달 탓에 9~11월 예식 예약 150% 껑충
폭염·올림픽 특수 끝나자 유통가 웨딩 모드로 전환
백화점·패션·호텔 업계 할인 행사·박람회 등 봇물

올 여름 유통가의 단비 역할을 했던'폭염'과 '올림픽'이 끝나면서 관련 업계가 '웨딩'모드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패션, 호텔업계는 올 상반기에 혼인을 기피하는 윤달이 있었던 탓에 하반기에 혼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불황을 돌파할 다음 소비 키워드로'혼수 마케팅'을 내세우고 웨딩 수요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예식업계는 윤달로 인해 4월 중순~5월 중순 예식 건수가 평년 대비 30%이상 감소한 반면 9~11월 예식 예약 건수는 전년대비 1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주말부터 부문별 혼수박람회에 이미 돌입해 19일까지'박홍근&엘르 파리 혼수예단 특집전'등 홈패션 행사를 통해 추ㆍ동 시즌 신상품을 10~20% 할인하는 한편 30~55% 할인되는 단독 특가상품을 선보인다. 구매 금액 별로 광주요ㆍ자외선 살균청소기ㆍ오부자 방짜유기세트 등 혼수 사은품도 증정한다.

롯데는 오는 17일부터 가구ㆍ가전ㆍ예물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혼수 행사에 나서는 한편롯데 웨딩센터는 이날부터 경품 등을 걸고 300만원 이상 구매 시 상품권 15만원을 증정하는 '혼수 마일리지'와 더불어 다양한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혼수 시즌을 앞두고 마일리지 혜택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현대는 13일부터 결혼 예정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클럽 웨딩'의 구매금액별 마일리지 적립율을 5%로 상향 조정했으며 상품권 증정기준 상향선도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적립 기간 역시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확대한다.

압구정본점은 19일까지 '혼수 가전ㆍ가구 웨딩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17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전 점에서는 가전ㆍ가구 100 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상품권 5만원을 증정하는 행사도 마련된다.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 13개점에서 250억 원 규모의 '모피대전'도 열린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웨딩 마일리지 제도에서 서비스 수준을 높인 'S 웨딩클럽' 을 통해 가입과 동시에 가입선물, 웨딩 특강, 제휴 브랜드 할인,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부가 혜택을 제공한다. 구매 점포에 상관없이 8개월간 사용한 금액을 적립, 금액 별로 상품권 및 웨딩 선물을 증정한다. 기간 중 1,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은 상품권 대신 밀레청소기, 웨지우드 2인 디저세트(17P) 등 혼수용품을 선물로 선택할 수 있다. 결혼준비를 위한 노하우 강의와 부케 만들기 등의 체험 강좌로 구성된 '브라이덜 샤워 파티'도 18일 센텀시티점, 25일 본점에서 진행한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은 오는 19일까지 플라자호텔과 함께 '갤러리아 웨딩 프로포즈' 행사를 열고 까르띠에, 티파니, 불가리, 피아제, 샤넬쥬얼리, 부쉐론 등 15개 예물ㆍ시계 브랜드가 참여해 신부 주얼리 컬렉션과 전시용 단독상품인 '까르네'전시에 나선다. 구매 고객에게는 지스텀 꽃바구니 상품권을 증정하며 플라자호텔 웨딩상품을 계약할 경우 식사 5% 할인, 꽃장식 10% 할인, 웨딩 슈즈 증정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불황으로 호재가 없던 패션업계는 예비 부부들의 예복 수요에 기대를 걸고 여름부터 물량 준비에 나섰다. 특히 불황으로 여성복보다 더 매출이 부진했던 남성복 브랜드는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LG패션 마에스트로는 수트 물량을 전년대비 30% 늘려 잡았으며 국내에 단 2대뿐인 '험머 리무진 서비스 이용권'을 200만원 이상 예복 구매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제일모직 갤럭시는 올 가을 예복 전용 수트로 G11으로 명명된 신규패턴을 활용한 GX라인 수트를 처음 선보이며 물량을 전년보다 20% 정도 늘렸다. 로가디스는 '웨딩 포 컨템포러리 맨'을 컨셉트로 뉴욕 매디슨스퀘어 화이트 칼라 직군의 스타일에서 착안한 '매디슨 Fit' 수트를 예복으로 내놓았다.

박성호 LG패션 마에스트로신사BPU 차장은 "최근 수 년 간 캐주얼이 강세를 보이던 남성복 시장은 윤달로 인해 올 가을 예복 등 수트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린, 케네스레이디, 미샤 등 여성복 브랜드도 통상 가을시즌 예복 물량을 축소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예복을 겨냥한 상품 비중을 크게 늘려잡았다. 한섬의 타임과 마인은 재킷 등 단품 아이템이 전년 이맘때보다 많이 팔려나갔으며 가을철 매출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

호텔업계도 하반기로 결혼이 몰리자 앞다퉈 '웨딩쇼'를 기획하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은 오는 29일 모던 클래식 웨딩쇼를 열고 당일 결혼식을 예약하는 신랑신부에게 예식 금액에서 100만원을 할인해 주고 200만원 상당의 30병 와인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제시했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은 21일 '더 스타일리쉬 클래식' 웨딩페어를 열고 웨딩 관련 업체의 상품 전시 및 관람을 할 수 있는 체험형 박람회를 준비했다.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호텔 숙박권, 레스토랑 이용권 등 300만원 상당 경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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