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브라질 '리우 카니발'과 같이 국가를 대표하는 축제로 김장문화제를 개최한다. 시는 이를 세계 3대 축제로까지 키울 계획이다.
서울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대한민국 고유의 김장문화를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육성하기로 하고 오는 11월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2014 서울김장문화제'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김장은 맛과 흥을 나누는 우리 고유의 공동체 잔치문화"라며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축제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김장을 하는 날 친척과 이웃이 모여 함께 나누고 갓 담근 김치를 서로의 입에 넣어주고 여기에 막걸리 한 잔까지 곁들이면 온 마당에, 집안에, 마을에 웃음이 넘쳐났다"며 "이제는 점점 사라지는 이런 김장문화를 다시 새롭게 조명하고 재창조해 세계와 함께 즐기는 축제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에서는 우선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에서 '야쿠르트 아줌마'와 중국 관광객, 국내 거주 외국인, 의용소방대, 포스코 임직원, 다문화 가정 등 총 6,000여명이 255톤의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다. 이 같은 김장규모는 단일 김장 담그기 행사 중 최대다. 시는 또 궁중김치와 사찰김치·종부김치 등 평소 흔히 볼 수 없었던 김치를 한 곳에 모아 전시하고 현장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거나 김치요리를 만들어보는 참여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선재 스님이나 김순자 김치명인이 직접 김치 담그기를 가르쳐준다. 제일제당과 대상FNF·한성식품·풍미식품 등 식품업체들도 참가해 김치파스타 와 삼색김치·김치주먹밥 등을 만드는 무료 김치교실을 진행한다. 또 청계광장과 세종로 공원에서는 김치와 관련된 각종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운영하며 김장용품도 20% 이상 할인해 판매한다.
시는 이번 행사에 약 100개 기업, 100만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행사를 개최할 계획으로 점차 시의 개입을 줄이고 민간 기업과 단체가 주도하는 행사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박 시장은 "우리 맛과 흥이 넘치도록 속을 꽉 채워넣을 것"이라며 "세계 3대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김장축제가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정작 외국인들이 와서 함께 즐기거나 흥미를 느낄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축제 내 산발적인 문화공연의 경우 이미 하이서울 등 수많은 다른 축제에서도 진행하고 있는데다 외국인이 과연 김장을 하는 장면을 보러 일부러 방한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미국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일본 아베 총리 부인도 김치를 즐겨 먹는다고 할 정도로 김치는 이제 한국인만의 식품이 아니고 전 세계의 기호식품이 됐다"며 "거부감도 없으며 전 세계에 홍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