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시장도 얼어 붙었다

공모 희망가' 보다 대폭 할인해도 청약률 부진…포기·지연 기업 늘어
상장 후에도 공모가 아래로 주가 떨어진 기업 많아


기업공개(IPO)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공모가를 크게 낮춰도 청약률이 신통치 않은데다, 어렵사리 상장에 성공해도 주가가 공모가에 한참 밑도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IPO를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고 있다. ◇할인된 공모가에도 청약률 부진= 제대로 청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장 불황으로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상, 주간사(증권사)와 기업들이 공모가를 희망가보다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청약률이 1대1 미만으로 마감된 종목은 한텍엔지니어링ㆍLG이노텍ㆍ 심팩에이앤씨 등 3곳이나 된다. 시장에 내놓은 물량을 모두 팔지 못한 것이다. 서울옥션ㆍ명문제약ㆍ코리아에스이ㆍ케이제이프리텍 등도 청약율이 1~3대 1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들 종목의 공모가는 수요 예측 전 ‘공모 희망가’에 비해 대폭 할인된 가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 우선 낮은 가격에 청약을 마치고 상장 이후 ‘제 값’을 받자는 생각이었지만 현재의 폭락장에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IPO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최근 신텍은 10월말로 예정된 공모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IPO정보제공업체 피스탁의 차원식 팀장은 “최근의 증시 폭락으로 IPO 예정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추면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뒤 주가관리 힘든 것도 부담= 19일 피스탁에 따르면 올 하반기 IPO를 통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14종목이다. 이 중 지난 17일 종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종목은 삼강엠앤티ㆍLG이노텍ㆍ슈프리마ㆍ마이크로솔루션 4곳에 불과하다. 10개 종목은 공모가에 크게 못미친다. 서울옥션은 최근 7거래일 중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음에도 불구, 지난 17일 종가가 3,945원에 불과해 공모가(1만1,000원) 대비 64.14% 떨어졌다. 코리아에스이(-48.09%), 한텍엔지니어링(-47.06%), 명문제약(-40.25%) 등도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가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스트소프트(-23.06%), 아이엠(-24.50%), 케이제이프리텍(-29.50%), 세운메디칼(-21.43%), 사이버다임(-32.26%), 심팩에이앤씨(-23.33%) 등도 공모가에 한참 떨어지는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 시장 전반에 퍼져 있는 불안감이 새내기주까지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상장 이후 일제히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장세 예측이 무의미한 장세에서 신규 상장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 역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면서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이에 따라 주가 하락이 커지고 있다”며 “청약률 부진에서 주가약세까지 겹쳐있어 상당기간 IPO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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