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가 전환사채의 주식전환 등을 통해 99억 달러의 채무를 줄였다고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포드는 이로써 연간 5억 달러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돼 구조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과 크라이슬러에 비해 생존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WSJ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포드는 99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와 무담보 만기상환 사채 보유자들에게 현금 24억 달러와 4억6,800만 주의 주식을 제공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포드의 부채는 258억 달러에서 159억 달러로 38% 줄어 들었다.
앞서 포드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퇴직자 건강 보험에 대한 출자의 절반을 주식으로 납입 하기로 합의했다. 10년간 130억 달러를 현금 출자키로 했던 것을 66억 달러만 현금으로 출자하고 나머지는 주식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포드는 이 같은 자구노력으로 연간 금융비용이 5억~6억 달러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앨런 멀랠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UAW와의 합의와 이번 채무 감축은 현 경기침체를 이겨내고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월가 전문가들도 포드의 채무감축에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뉴욕 소재 김미 크레디트의 셸리 롬바드 채권 분석가는 "이번 조치가 포드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GM이나 크라이슬러보다는 유리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포드가 위기에서 완전히 탈출한 것은 아니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날 포드의 신용등급을 '선별적 디폴트'(SDㆍselective default)로 평가했다.
SD는 기업이 발행한 채권 중 일부가 정상적인 상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포드의 신용등급이 바닥이라는 의미다. S&P는 4월 중순께 포드에 대해 재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렇다고 해도 신용등급이 CCC등급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드와는 달리 GM과 크라이슬러는 정부의 추가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채권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지지 부진한 상태다.
크라이슬러는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주요 채권자들과 68억 달러 규모의 채무 중 50억 달러를 탕감 받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GM 역시 주식전환 조건으로 전환사채 소유자들에게 지분의 3분의 2를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