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갈등 수습단계로

李대법원장 오늘 유감 표명…검찰·변협도 한발 후퇴

법조 갈등 수습단계로 李대법원장 26일 유감 표명…검찰·변협도 한발 후퇴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이용훈 대법원장 발언 파문을 계기로 날선 대립각을 세웠던 법원과 검찰ㆍ변호사 그룹의 3각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대법원장이 26일 서울고ㆍ지법 순시에서 검찰과 변호사업계에 유감을 표명할 뜻을 밝혔고 이에 검찰 수뇌부와 변협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말만 해도 대법원장 탄핵, 고소 등을 거론하던 변협은 "26일 대법원장의 유감 표명을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지난 23일 광주 지역 검찰 간부들과의 산행에서 "자제와 절제가 필요한 시기"라고 발언한데 이어 25일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계기를 검찰 내부를 들여다보는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자중을 요청했다. 대법원장의 유감 표명 방침은 발언 취지인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여론을 충분히 환기시키고 법조계 안팎에 개혁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 전달된 만큼 불필요한 법조 내부의 감정적 갈등을 중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이날 피고인을 기소할 때 공소장만 내고 그 외의 수사기록 일체를 제출하지 않는 증거분리제출 제도와 공판중심주의에 따른 공판 관여 방식을 다음달부터 전국 지검ㆍ지청에서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또 민사소송 당사자측 변호인이 검찰에 수사기록을 요청하더라도 인권보호 차원에서 수사 비밀사항은 일절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조근호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증거분리제출은 현재 18개 본청에서 실시해 왔으나 다음달부터는 공소 사실과 무관하거나 불필요한 증거는 법정에 제출하지 않을 것이며 증거도 법정에서 증거능력이 부여된 이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검찰의 입장은 이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한 반발로도 풀이되지만 검찰이 공판중심주의 재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변협도 대법원 간부들이 지난 주말 비공식 통로를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자제를 부탁하는 마당에 무조건 대립각을 세울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입력시간 : 2006/09/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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