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SL)의 만기가 다음 달부터 대거 도래하는 가운데 상당수 투자자가 원금을 일부 날릴 처지에 놓였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 달 만기를 맞는 종목형 스텝다운 ELS 가운데 27개(설정액 225억원)가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종목형 ELS는 만기 때 기초 자산으로 삼은 종목의 주가가 설정 당시보다 40∼60% 이상 폭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지만 반대일 때는 원금 손실이 난다. 일례로 9월27일이 만기인 ‘동양마이스타ELS2646’은 금호석유와 현대미포조선의 주가가 3년 전 설정 때의 55% 수준인 6만7,650원, 7만4,250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이익이 나는 상품이다. 그러나 25일 종가를 기준으로 양사 주가는 5만2,200원, 4만7,100원을 나타내고 있어 이런 흐름대로라면 손실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9월부터 연말까지로 만기 범위를 넓혀보면 손실 구간에 주가가 놓인 위험 상태의 ELS는 112개로 설정액은 1,141억원에 달한다. 손실 우려가 큰 ELS의 기초 자산으로 편입된 주식은 S-Oil, 금호석유, SK이노베이션,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인프라코어 등으로 정유·조선주들이 많다. 종목형 ELS 발행이 유행하던 2012년 당시 주가 흐름이 좋던 종목들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처럼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에 수익률이 좌지우지되는 ELS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퍼지면서 최근 발행되는 ELS는 대부분 국·내외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증시 폭락의 여파로 지수형 ELS의 기초 자산으로 많이 쓰고 있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역시 미끄러지면서 지수형 ELS의 원금 손실 우려도 서서히 커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