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나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를 강화하는 자산운용사가 올해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1월~6월) 당기순이익은 443억원으로 국내 86개 자산운용사 중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운용이 2·4분기에 대규모 순익을 기록한 것은 서울 을지로2가에 위치한 파인에비뉴 A동 빌딩 매각에 따른 성과보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2006년 미래에셋생명 등과 파인에비뉴 A동 빌딩에 투자한 뒤 올해 4월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기금(SOFAZ)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약 260억원 규모의 성과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자사가 운용하는 부동산펀드의 자산 매각에 따른 성과보수가 상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투자 자산을 다각화해온 미래에셋은 꾸준히 대체투자 분야를 육성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입주한 빌딩도 4,45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체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자산운용도 인프라를 중심으로 대체투자를 강화한 덕택에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냈다. KB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63억원으로 전체 운용사 중 2위를 기록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연초 이후 일본 태양광·발전설비 등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 분야도 최근 종합주가지수 상승에 따라 환매가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업계 수위권의 수탁액을 유지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수탁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4조6,533억원으로 지난해 말(4조4,514억원) 대비 2,019억원 늘어났다. 인프라펀드 투자 약정액은 6월 말 현재 6조원이 넘어 최근 1년 새 2조원가량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는 최근 몇 년간 환매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체투자 분야는 기관·법인들의 관심으로 계속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체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운용사들이 좋은 실적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86개 전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은 2,1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1.8%(723억원) 증가했다.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등 대체투자상품 수탁액이 증가했고 보험·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일임계약이 증가하면서 운용사들의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됐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