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1일 “나도 ‘친박근혜계’로 분류해달라”며 여권 내에서 일고 있는 ‘계파나누기’ 논란을 비꼬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지내며 ‘친이명박계’로 분류돼 온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동창이고 지난 번 대선 때는 선대위원장도 지냈다”며 “그런 의미에서 나도 ‘친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서울시장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불거지는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정 의원은 박 대통령보다 한 살이 많지만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에는 서로를 잘 몰랐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서울 양재동 인근에서 테니스를 함께 치며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친박’ 등과 같은 표현은 아주 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볼 때 매우 실망감을 느낄 수 있는 단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이혜훈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 선언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이 최고위원은 ‘원조친박’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저도 ‘친박’이라고 써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에 한 시민이 “이제 ‘친박’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하자 정 의원은 “좋은 말씀”이라고 즉각 화답하며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 ‘친박’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청와대를 이야기하면서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여권 전체적으로 도움되지 않는 일”이라며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