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대대적인 기업투자유치 계획을 밝혔다가 뒤늦게 이를 번복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승호 현 포항시장은 한나라당의 단독 공천을 받아 차기 포항시장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 청하ENC 등 울산, 경주, 사천, 서울 일원에 흩어져 있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33개사와 포항시가 포항 청하면 미남리 일대 53만㎡의 일반산업단지에 3,770억원을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또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집단화를 위한 조선부품소재단지 조성 계획을 언급하며 포항이 조선부품업계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3일 만에 포항시의 입장은 확 바뀌었다. 28일 박 포항시장과 30여개 부품업체 대표들 간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배포된 보도자료에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가 사라지고 '자동차부품과 금형, 산업기계 등의 부품업체'가 등장했다. 시의 입장이 바뀐 것은 당초 자료에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 중 대표기업으로 거론된 청하ENC가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300여개 협력기업 가운데 그런 이름을 가진 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청하ENC를 제외한 나머지 32개 기업이 현대중공업의 협력기업이 맞는 지도 불확실하다. 시는 "공장 이전 등 미묘한 문제가 있다"며 명단 공개를 거부한 채 "어느 선까지를 협력업체로 볼 것인 지에 대해 판단이 어렵다'는 해명만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포항시장 허대만 예비후보 측은 "포항시가 현 시장 홍보를 위한 내실 없는 기업유치 및 업무협약(MOU)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