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규모가 최근 크게 감소하면서 약 1년 만에 5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융자 규모는 4조9,338억원으로 1년여만에 5조원선이 붕괴됐다. 신용융자잔액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8일 이후 처음이다. 신용융자규모는 지난 5월2일에는 6조8,957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용융자규모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낀 데다 증권사들에서도 신용융자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주가가 바닥에 근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신용융자 규모만 가지고 바닥을 논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만 놓고 볼 때 신용융자가 축소된 것은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추가하락 가능성도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 장세는 대외변수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바닥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악화 우려 등 대외변수가 시장에 엄습해 있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신용융자 규모 축소가 곧바로 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급차원에서는 신용잔고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은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민정 삼성증권 퀀트팀 연구원은 “대외 불안요소가 가시지 않았지만, 신용융자 규모가 감소로 수급부담이 많이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추가하락도 없는 만큼 추가 상승모멘텀도 잘 보이지 않는 약세장에서 신용융자로 주식투자를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