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서 숙박하며 전통문화 느껴보세요"

경북, 고택 관광명품화 추진… 2016년까지 200억 들여 편의시설 개·보수
종가 음식·다도·국악공연 등 KTX와 체험 프로그램 운영

최근 경주 서악서원을 찾은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다도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북도

미국 하버드대 학생 20여명이 최근 경주 서악서원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했다. 400년 역사를 간직한 고택 뜨락에서 윷놀이 등을 하며 이들은 이국적인 한국미에 흠뻑 빠져 들었다.

전통 한옥에서 숙박체험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늘면서 경북도가 고택과 종택을 관광명품으로 적극 육성키로 했다. 경북에는 현재 문화재지정 한옥이 296호로 전국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한옥집단마을도 23곳(1,491호)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경북의 전통한옥에서 숙박체험을 한 관광객은 외국인 1만8,000명을 포함, 모두 16만7,5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4% 가량 늘어난 수준이며 지난 2010년보다는 49%나 증가한 것이다.

영주 선비문화수련원이 2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안동 하회마을(2만1,000명), 경주 사랑채(1만2,000명), 경주 양동마을(7,500명), 고령 개실마을(4,900명) 등을 주로 찾았다.

특히 배낭여행자의 인기 가이드북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 추천 게스트하우스로 소개된 경주 사랑채의 경우 지난해 전체 숙박관광객 중 55%(6,400명)가 외국인이었다.

경북도는 전통한옥 체험숙박이 인기를 누림에 따라 고택ㆍ종택의 관광명품화를 위해 인프라 지원, 체험관광 프로그램 운영, 고택ㆍ종택 국제화, 홍보마케팅, 보존 및 운영 등의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먼저 오는 2016년까지 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해 전통한옥 200곳의 편의시설을 개ㆍ보수하고 36개 고택에 사대부가의 생활문화를 반영한 인테리어 소품 등을 비치한다. 한옥집단마을 15곳에는 한옥 개ㆍ보수, 체험 프로그램 운영, 편의시설 설치 등을 지원한다.

또 다도 등 전통문화 체험, 국악공연ㆍ음악회 등 각종 공연, 종가음식 체험, KTX와 함께하는 고택 스테이 등 체험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경북 종가포럼, 종가 문장 디자인 제작 등을 통해 경북의 고택ㆍ종택을 세계 브랜드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특히 프랑스에서 농촌민박 네트워크로 시작된 세계 숙박 공동 브랜드인 지트(Gite) 모델을 도입, '지트 코리아'도 구축할 계획이다.

한옥과 한글, 한식, 한지, 한음악, 한복 등 6한(韓)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고, 고택ㆍ종택 공동 브랜드 개발, 기업과 자매결연 체결, 오피니언 리더 초청 팸투어 등 홍보마케팅도 강화한다.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고택ㆍ종택 관광명품화를 위한 조례를 올 하반기 중 제정할 방침"이라며 "고택ㆍ종택을 한국의 대표적 고품격 한류자원으로 정착시켜 문화창조경제의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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