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하반기 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를 내놓는다. 일본 업체 중 파나소닉이 처음으로 OLED TV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한중일 기업 간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국내 유일의 OLED TV 제조사인 LG전자와 패널 공급업체 LG디스플레이는 파나소닉의 진출이 시장확대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내심 반기는 표정이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최근 OLED TV의 제품명을 'CZ시리즈'로 확정하고 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를린 IFA에서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IFA 공개 여부와 무관하게 제품 개발이 완료된 상태라 올해 안에 일반고객들이 매장에서 파나소닉의 OLED TV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TV용 OLED 패널을 생산하는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CZ시리즈에도 이 회사의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의 월 생산량을 8,000장에서 3만4,000장으로 끌어올리는 등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OLED TV는 광원부(백라이트유닛)가 필요한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달리 자체발광 소자로 색상을 구현한다. 이 때문에 최고의 화질을 구현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패널 수율(불량률의 반대 개념)이 낮고 투입비용이 높다 보니 판매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사들이 그동안 시장 진입을 미뤄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LG전자 제품의 판매가격은 55인치 풀HD 모델의 경우 369만원, 65인치 울트라 모델은 1,090만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파나소닉이 수개월 내 CZ시리즈를 내놓기로 확정하면서 OLED 시장은 한중일의 삼국지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지난 2013년 이래 시장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LG전자는 경쟁사의 가세를 반기고 있다. 아직 시장 규모가 미미해 라이벌 회사의 참여가 판매량을 갉아 먹는 간섭효과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LG전자는 보고 있다. 대신 순차적으로 제품 가격이 낮아져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게 LG전자의 판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OLED TV를 4,600대 판매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만1,200대로 실적이 6배가량 올랐다. 98%대를 오르내리던 점유율이 스카이워스·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의 가세로 88.6%까지 하락했음에도 시장이 개화 조짐을 보이면서 판매량이 껑충 뛴 것이다.
파닉소니 외에 또 다른 일본 업체인 소니도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을 뿐 OLED TV 분야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시기관인 위츠뷰에 따르면 2·4분기 TV 판매량 순위에서 5위권에 진입한 일본 회사는 소니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회사들이 엔저로 이득을 보고 있음에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입지가 좁아지자 수익성이 높은 OLED 시장을 개척해 점유율 만회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