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신고를 반려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조치를 두고 변호사단체 내부에서도 근거 없는 조치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협회는 특히 전례 없는 반려 조치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개업신고서를 서로 주고받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대한변협은 26일 차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신고서를 우편으로 차 변호사에게 직접 반려했다고 밝혔다. 이는 변협이 지난 23일 전관예우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차 전 대법관의 개업신고를 반려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후속조치다.
대한변협은 애초 차 전 대법관의 신고서를 서울변회를 통해 본인에게 돌려줄 계획이었다. 회칙상 변호사가 개업 신고를 할 때는 지방변호사회를 거쳐 대한변협에 신고서를 제출하는 만큼 반려할 때도 역순으로 하면 된다는 것이 대한변협의 당초 판단이었다.
하지만 서울변회는 이를 반려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 논의하겠다며 신고서를 차 전 대법관에게 돌려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신고서 반려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대한변협에 처리 방법을 문의했고 결국 대한변협의 요청으로 서류를 다시 보냈다.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은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는 대한변협의 입장에는 100% 공감하지만 흠결이 없는 신고서류에 대해 반려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찾지 못해 고민하다가 결국 대한변협에 서류를 반환했다"고 전했다. 서울변회의 이 같은 결정으로 대한변협은 직접 실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현행법으로는 관련 규정이 없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해도 같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법관뿐 아니라 검찰총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