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파업에 참여 중인 한 택배기사가 남긴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이번 CJ대한통운택배 파업에 대한 현업택배기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kias****씨는 자신을 이번 CJ대한통운택배 파업에 참여한 현직 택배기사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많은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번 파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남겼다. 이후 그는 현재 택배파업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가장 중점적으로 설명한 것은 택배기사의 하루 일과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택배 기사들의 작업환경은 열악했다. 그는“아침 6시반 정도에 출근해서 7시부터 오후 2시정도까지 정해진 휴식시간 하나도 없이 하자 작업을 하고, 이후 2시부터 9시정도까지 2분에 1개꼴로 약 200개 정도를 배달한다”고 말했다. 특히 ?Q 값부터 모든 비용이 개인지출인 점과 자정 안에 작업을 마치지 않으면 패널티를 받는다는 점을 들어 택배기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이번 파업은 더 잘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노동자로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런 열악한 상황을 조금만 이해해주시고 지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며 파업 중인 택배기사들을 향한 응원을 부탁했다.
현재 물류업계 1위 회사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은 택배 기사들은 파업은 벌써 열흘을 넘어가고 있다. 인천과 서울을 비롯해 시화, 부천, 창원, 청주, 울산, 전주, 광주, 천안, 아산, 안산 등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배송수수료 인상, 고객 불만시 부과하는 벌칙 폐지, 택배 물건의 파손·미배송 등에 대한 책임전가 금지, 보증보험·연대보증인제 폐지 등 12개 요구안을 확정하고 회사 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회사 측은 “회사가 통합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택배기사들의 수익 감소가 나타났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아직 지난 4월 3일부터 적용한 새로운 수수료 체계에 따른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기에 택배기사들의 수입감소 주장은 기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물품손상이나 분실 등에 벌금을 물리려 했으나, 벌점제로 대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CJ대한통운의 파업 역시 우리 사회 갑을 관계를 청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댓글로 “힘내십시오. 하나하나 바뀌게 될 겁니다. 갑을의 관계. 지금까지는 묻혀왔지만 강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바뀌게 될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렇지만 파업에 대한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당장 장기화된 파업으로 인한 배송지연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번 파업에 불만을 느낀 CJ대한통운택배 고객들이 이탈이 늘고 있다. 이에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실제로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가지고 있던 물량이 조금씩 우리에게 넘어오고 있다”며 “최근 200여 개사가 CJ대한통운을 떠나 우리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택배회사를 옮기는 게 쉽지 않아 바로 대규모 이탈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은 빠른 배송이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고객 불만이 쏟아지면 택배회사를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이라 지적했다.
/홍서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