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경제에서 환율 방어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로 떨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은 3.3%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18일 '신 글로벌 통화전쟁의 가능성과 정책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10~11월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1980년대 후반과 같은 통화절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 후반과 2008년에 이은 신 글로벌 통화전쟁이 개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발간한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중국·독일·일본과 함께 한국을 주요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지목했다. 이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는 원화가 2∼8% 저평가돼 있는데다 한국의 외화보유액이 과다하며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자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일 경우 경제성장률은 3.6%,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9%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3.3%로 낮아지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3%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환율을 방어하지 못하면 기존 전망보다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4.0%, 기획재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3.9%와 3.7%의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내년 중반까지는 원화가치 절상과 금리 인상의 정책조합보다는 원화가치 절하와 금리 인하를 하거나 원화가치와 금리를 유지하는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