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세계 각지로 퍼지면서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각국의 대응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은 11일(현지시간)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 등 에볼라 사태가 심각한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한 승객들에 대한 입국 검사를 시작했다. 입국 검사는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의 체온을 잰 뒤 건강상태나 에볼라에 노출됐는지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 보건기관이 입국자를 대상으로 이 같은 검사를 시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오는 16일 워싱턴DC 덜레스공항, 시카고 오헤어공항,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공항, 뉴어크 리버티공항 등으로 입국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JFK공항을 포함한 이들 5개 공항은 미국으로 입국하는 서아프리카 3개국 승객의 94%가 이용하는 공항이다.
영국도 다음주부터 히스로공항과 개트윅공항, 유로스타 터미널에서 승객 검사를 실시해 최근 방문지와 접촉한 사람, 향후 여행 일정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BBC방송 등은 전했다. 영국은 이날 에볼라 발병 때 정부와 의료진의 대응태세 점검을 위한 모의훈련도 진행했다.
캐나다는 서아프리카 3개국에 있는 자국민에게 출국을 권고하고 국경 지방에서의 검사를 강화했다. 페루와 우루과이도 공항 입국 검사를 하기로 했으며 멕시코와 니카라과는 미국으로 가는 사람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에볼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는 이미 4,000명을 넘어섰으며 감염자가 3∼4주마다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등 에볼라 통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의 에볼라 대책 조정관인 데이비드 나바로는 10일 유엔 총회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3∼4주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다"며 "에볼라 대응 노력을 10월 초보다 20배 더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까지 에볼라로 7개국에서 8,399명이 감염돼 4,033명이 숨졌다고 이날 발표했다.
한편 각국의 에볼라 백신 개발 노력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아프리카 말리에서는 자원자를 대상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공동개발한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또 러시아의 베로니카 스크보르초바 보건장관은 "러시아가 3종의 에볼라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중 한 종은 이미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6개월 안에 사용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