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인텔, 숙련노동력 이민문호 확대촉구

미 의회 상대 비자확대 압박로비
미국내 인력활용 요구도 적지않아

"전문기술인력의 이민문호를 확대하라." 미국의 대표적인 IT업체인 마이크로스프트(MS)와 인텔 등이 미국 의회를 상대로숙련노동력에 대한 이민문호 확대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의회에서 이민개혁법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어서 미국 IT업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MS에서 연방 정부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잭 크럼홀츠 이사는 "수천명의 기술 인력이 필요하지만 충원을 못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인력부족 상황이 지속되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의회를 압박했다. 미 상원은 17일부터 전문직 노동자들과 관련된 비자 발급 확대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상원은 앞서 고숙련 전문직 노동자들에게 발급되는 H-1B 비자 발급건수를 내년도의 경우 현행 6만 5천건에서 11만5천건으로 2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제안을 했으며,미 정부도 동의의사를 표시한 상태다. 이와 관련, 빌 게이츠 MS 회장은 지난 3월 워싱턴을 방문, 의원들을 상대로 더많은 외국인 컴퓨터 기술자들이 미국에서 일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며 H-1B 비자발급 확대를 주문했다. 게이츠는 "외국인 기술인력의 이민을 확대하는 것은 MS뿐 아니라 미국 전자산업의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 가을 이후 미 의회는 H-1B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외국인의 수를 연간 6만5000명으로 제한했다. 그리고 비자 발급 요건도 매우 까다롭다. 이 비자를 받으려면 적어도 학사학위를 갖고 있어야 하고 전문지식과 현지 직업이 있어야 한다. 비자의 유효기간은 6년이고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의 외국인 기술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분 H-1B 비자는 지난해 8월 마감됐고 올 10월까지는 H-1B 비자를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다급해진 IT업계가 의회를 본격적으로 압박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상원의 우호적 분위기와 달리 하원은 H-1B 비자 발급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미국의 IT기업들이 새로운 인력을 확충하려면 외국이 아닌 미국의 다른 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6만5천명의 회원을 거느린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 폴 코스텍 전회장은 외국인 숙련노동자의 이민을 확대하면 그만큼 미국 노동자들이 대가를 치르게된다며반대의사를 굽히지 않는다. 반대론자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기 전에 우선 미국인 노동자 구직 공고를게시하고, 미국인 노동자를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하지 않는다는 등 각종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새로운 이민법 시행과 더불어 1천100만명으로 추정되는 미국내 불법체류자들의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논의중인 반(反) 이미법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17일워싱턴에서 또다시 시위를 벌이고 의회를 압박하기로 했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방위군을 멕시코 국경에 투입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이민법 개혁안에 대해 대(對)국민 연설을 했지만 이 문제 해결의 계기를 잡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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