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DNA는 다르다] LG생활건강 사장 차석용

브랜드 프리미엄化… '깜짝 실적' 일궈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 차석용(56ㆍ사진) LG생활건강 사장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영화배우 제임스 딘의 명구를 좋아한다. 이는 평소 그가 추구하는 원대한 비전과 그 비전을 향한 치열한 노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차 사장의 원대한 꿈을 향한 열정은 현재 LG생활건강의 눈부신 실적으로 하나 둘 현실화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1조3,546억원, 영업이익 1,53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5.5%와 21.5%씩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영업이익은 2005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코카콜라음료 등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는 1,826억원으로 영업이익 2,000억원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는 생활용품에서 에코 뷰티브랜드 '비욘드', 프리미엄 생리대 '바디피트' 등 신사업부문이 급성장했고 화장품에서는 '오휘', '후' 등 프레스티지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과 '이자녹스', '수려한' 등 매스 브랜드의 프리미엄화가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07년 인수한 코카콜라음료가 4년 연속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사업이 조기 안정화된 것 역시 실적호조에 한몫했다.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눈부신 실적은 차 사장이 그동안 제품 프리미엄화를 통한 시장 리더십 확보를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2007년부터 차 사장이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사업과 고객, 시장을 창출하는 성장전략을 추진하면서 상승세에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차 사장은 지난 2005년 1월 LG생활건강 사장으로 부임한 직후 2년간 수익성이 떨어지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수출을 중단하고 화장품 직판 유통채널의 철수, 유통재고 정리 등 강력한 사업 및 브랜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가격경쟁이 극심했던 범용제품 시장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에 선제적으로 적극 진출하고 브랜드 자산 축적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했다. 이 같은 노력은 결국 2005년 이후 매년 영업이익 20% 이상 증가라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차 사장은 2007년부터 경쟁사와 차별화된 사업, 고객, 시장창출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는 한편 매출에서도 본격적인 성장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음료사업을 지목한 차 사장은 글로벌 경영인으로서의 역량과 네트워크를 토대로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지난 2007년 하반기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차 사장은 2008년 코카콜라, 미닛메이드, 조지아커피 등 주력 음료 브랜드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유통ㆍ영업정책의 효율화를 통해 4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코카콜라음료를 영업이익 378억원의 흑자로 전환시키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차 사장은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LG생활건강을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높이에 올려놓겠다는 또 하나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 한 단계 높은 가치혁신을 통해 매출 10%, 영업이익 2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먼저 생활용품은 시대 흐름을 앞선 독특한 컨셉트와 매력적인 기능, 고정관념을 벗어난 디자인 등 틀을 깬 상상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진정한 리더 자리를 확고히 할 방침이다. 또 화장품에서는 고가 브랜드인 '오휘', '후', '숨'의 기존 강점인 고기능성과 한방ㆍ발효 컨셉트를 더욱 차별화하고 매스채널의 '이자녹스', '수려한'은 지속적인 고급화 추진을 통해 진정한 명품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음료사업의 경우 더욱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유통채널별 특성에 맞는 영업방식으로 유통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업계 1위로의 도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 차석용 사장 경영철학 - "일상에서 사고의 전환 만든다" LG생활건강의 화장실에 가면 차석용 사장이 직원들에게 전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이는 2007년 하반기부터 차 사장이 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말했던 내용을 일명 'CEO 메시지'라는 판넬에 담아 많은 직원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CEO 메시지는 3개월마다 3건씩 교체되면서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CEO 메시지에는 차 사장의 인재론과 마케팅론은 물론 삶에 대한 자세와 철학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들이 살아 숨쉬고 있어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실제로 직원들은 "CEO 메시지는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일상에 지칠 때 새로운 사고의 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하고 피곤한 직장생활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고 말한다. 지금은 교체됐지만 과거 화제를 모은 CEO 메시지 중 하나였던 '건방질 정도로 당당한 인재가 됩시다'에서 차 사장은 "우리 회사에는 건전한 불만족(Healthy Dissatisfaction)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들이 하는 일을 볼 때 '저렇게 밖에는 안되나' 혹은 '나라면 저렇게 안 한다'는 불만족이 생겨야 하고 그 불만족은 자칫 획일화되기 쉬운 회사원들의 모습을 개성있고 차별화된 당당한 슈퍼맨으로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이 메시지는 이후 많은 직원들에게 '나는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고 주변의 시선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LG생활건강 차석용 사장 약력 차석용 사장은 일찍부터 외국기업의 경영마인드를 몸소 체득한 글로벌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1953년 서울 출생으로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 경영대학원 MBA와 인디애나대학 로스쿨을 마친 뒤 1985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P&G 본사에 입사했다. 32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P&G 본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차 사장은 미국인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매일 오전 5시 30분 출근, 오후 10시 퇴근을 반복하며 피땀 어린 노력을 했고 결국 입사 10년만에 본사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1998년 P&G-쌍용제지㈜ 사장과 1999년 한국P&G 사장, 2001년 해태제과 사장 등을 거쳐 2005년 LG생활건강의 사장으로 부임했으며 2008년부터는 코카콜라음료의 사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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