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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현재 산소호흡기를 떼면 바로 죽을 수밖에 없는 환자와 같습니다. 라면도 다 떨어져가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시에도 보급품은 오갑니다. 인도적인 측면에서도 이러면 안 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SJ테크 유창근 대표의 말이다. 유 대표 등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자들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만나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로 인한 피해상황을 전하면서 사태해결에 정치권이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한재권 개성공단협회 회장은 "식량이 거의 바닥 나고 있다"며 "입주업체 사장들이 남아 있는 직원들의 건강도 점검하고 식량을 갖다 주기 위해 개별적으로 북측에 신청해놓은 게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17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 위해 우리 정부 당국과 북측에 입경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조업중단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자신들은 물론 협력업체의 경제적 타격이 극심하다는 점이다.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는 "123개 입주업체만이 아니라 그 협력업체도 힘든 상황이다. 관련된 수천 개 업체가 다같이 망할 수 있다"며 "협력업체 측이 '함께 통일부 앞에서 시위를 하자'고 얘기를 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유동옥 대화연료펌프 대표는 "공단이 죽으면 우리도 죽고 남북관계도 죽는다"며 "금강산과 달리 공단은 살아 있는 유기체다. 고객 없는 공단과 기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호소했다.
이들은 개성공단 사태해결을 위해 정부 당국이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정기섭 SNG 대표는 "잘못은 북한이 했지만 그렇다고 123개 업체의 생사가 걸려 있는 문제에 우리 정부가 손 놓고 지켜만 보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가 조속한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개진된 의견을 12일 청와대 만찬에서 전달한 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할 방침이다.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특사를 파견하든, 물밑협상을 하든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수 있도록 청와대 만찬회동에서 한목소리로 주장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도 2002년 방북한 사실이 있다.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