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시장 불꽃튀는 할인전쟁

멜론·엠넷 등 음원 서비스 업체 앞다퉈 가격 인하
"음원 권리자에 수익분배 제대로 안돼" 우려 목소리


연초부터 음원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멜론 등 주요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앞다퉈 할인 서비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온라인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이달 1일부터 기존 3,000원에 판매하던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상품의 요금을 6,00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음원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업계에서는 국내 음원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멜론이 가격을 올리면 자연스레 후발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멜론은 요금체계 개편 닷새 만에 6,000원이었던 요금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업계 최저가인 4,900원에 제공하는 상품을 새로 내놨다. 기존에 멜론에서 상품을 이용한 이력이 없는 고객이 대상이긴 하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수성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멜론이 음원 이용료를 인하하면서 후발업체들의 경쟁 구도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2위 엠넷닷컴을 운영하는 CJ E&M은 지난 8일 월 6,000원인 스트리밍 상품을 4,500원으로 깎은 상품을 출시하고 맞불 작전에 나섰다. 엠넷닷컴은 기존 9,000원에 30곡 내려받기와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던 상품을 6,500원으로 내리고 100곡 내려받기와 무제한 스트리밍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 역시 1만2,000원에서 1만5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벅스를 제공하는 네오위즈인터넷과 네이버뮤직을 운영하는 NHN도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섰다. 벅스는 모든 단말기에서 다운로드와 무제한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상품을 매월 자동결제하면 6,900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뮤직도 무제한 듣기 상품을 멜론보다 최대 1,000원까지 내린 상품을 출시하고 가격 경쟁에 불을 지폈다.

업계에서는 음원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음원 권리자의 몫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정부 개정안은 온라인 음원 정액제를 유지하는 대신 이용료를 올리고 사업자에 60% 이상 할당됐던 수익을 40%로 낮추는 게 골자다. 또 음원 권리자의 선택에 따라 일정 기간 월정액 묶음 상품에 음원을 적용하지 않는 '홀드백' 제도도 도입했다. 정액제를 남겨두면서 저작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사업자가 여전히 음원 판매로 40%의 수익을 가져가고 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정작 정부가 강조했던 개정안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가수·작곡가·제작사 등 음악 관계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음원 가격이 낮다는 것뿐만 아니라 수익에 대한 불공정한 배분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저항이 큰 가격 인상은 장기적인 과제로 삼고 우선 수익배분 문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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