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이 한 번 충전해 서울에서 부산을 갔다가 다시 대구까지 주행할 수 있는 고효율 전기차를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 아우디와 함께 개발한다. 한국 업체가 배터리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와 LG화학은 한 번 충전시 500㎞를 달릴 수 있는 아우디의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BEV(프로젝트명)'에 탑재할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고 13일 발표했다.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Q6'로 오는 2018년 출시된다.
현재 출시된 전기자동차의 1회 충전당 주행거리는 미국 테슬라의 '모델S(480㎞)'를 제외하면 GM 쉐보레 '볼트'가 80㎞, 미쓰비시 '아이미브'가 128㎞ 정도다. 대부분 130㎞ 안팎밖에 달리지 못해 대중성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SDI·LG화학이 아우디와 함께 제시한 500㎞가 달성된다면 전기차 대중화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남성 삼성SDI 대표는 "이번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은 배터리 기술 우위를 인정받은 증거"라며, "앞으로도 혁신을 거듭해 전기차 시대를 더욱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 기술 리더십은 한층 굳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삼성SDI는 아우디의 첫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인 'Q7 e트론 콰트로'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또 BMW의 순수 전기차(EV)인 'i3', PHEV인 'i8'은 물론 내년 출시되는 'BMW 3시리즈' PHEV 모델도 삼성SDI 배터리를 채용한다. BMW는 지난 2월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아니면 다른 업체로부터의 배터리 납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발표하며 삼성SDI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바 있다. 이밖에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인도 마힌드라도 삼성SDI의 주요 고객이다.
LG화학 역시 현대·기아차와 미국의 GM·포드, 유럽의 폭스바겐·볼보·다임러는 물론 중국의 상하이차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납품하고있다.
한편 일본의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30만대에서 2020년 약 600만대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같은 기간 60억달러에서 211억달러 규모로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B3는 내다봤다.